춘천문화원 주최 차상찬 학술대회
민속학 중심 연구분야 매년 확대
문화 회생 노력 속 소외계층 고찰
민중·서사·통속 등이 주요 키워드

▲ 2021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려 차상찬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했다
▲ 2021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려 차상찬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했다

춘천 출신 언론인이자 문화운동가 청오 차상찬에 대한 연구가 언론·잡지계를 넘어 역사와 민속학,문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춘천문화원이 주최하고 춘천학연구소,강원문화교육연구소,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청오 차상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2021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7일 화상회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국문학,민속학,역사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 선생이 잡지 발간 작업 뿐만 아니라 민속연구,통속문학,근대 지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긴 학문적 성과를 분석했다.이날 대회에서는 천도교인이었던 차상찬이 “역사의 변화가 민중의 힘으로부터 나온다는 인식”을 갖고 세시풍속·구비문학 등 민속학 연구에서 큰 성과를 남긴 점이 확인됐다.참석자들은 “차상찬 연구는 해가 갈수록 연구가 깊어지고 과제가 많아진다”는데 공감했다.‘한국 잡지 언론의 선구자’ 등의 수식어가 정치,경제,사회,역사,문학,민속 등 다양한 방면에서 끊임없이 집필한 그의 생애와 업적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다채로운 활동영역과 방식을 재단하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조발표에서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차상찬이 주도한 ‘조선문화의 기본조사’를 분석하며 “차상찬은 양반사회의 부정적 문화관습이 당대의 자본주의적 병폐와 직결되는 것으로 봤다.그가 당시의 문화,민속,사회를 바라볼 때 어떤 방법론을 수립했는지에 대한 고찰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또 “차상찬의 활동은 ‘개벽’ 시대 전후로 나눠볼 수 있다”며 시대별 성과 분석 필요성을 제시했다.

장정룡 강릉원주대 국문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총 388편의 차상찬민속학 연구물은 구전민속의 설화 분야와 사회민속에서 창의적이고 독특한 성과를 보였다”며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우리 문화를 회생,개화를 결실케 하는 중대과업에 이바지하기 위해 이뤄진 업적”이라고 차상찬의 민속연구가 가진 의의를 진단했다.

▲ 2021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려 차상찬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했다
▲ 2021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려 차상찬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했다

차상찬의 첫 단행본 ‘통속조선사천년비사’를 주제로 발표한 엄태웅 고려대 교수는 “책은 역사 기술과 서사 기술이 거리낌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소외된 우리 민족,민중계급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분석했다.이어 “여성역사 인물에 주목한 역사서를 만들겠다는 발상만으로도 경이롭다”며 “글의 장르도 역사나 문학에서 소외된 양식이어서 그의 저작들이 많이 연구되지 못했는데 관심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근대 지역학의 관점에서 발제한 양진오 대구대 교수는 “차상찬은 근대 지역학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논의될 만한 문제적 인물로 이해된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유춘동 강원대 교수를 좌장으로 분야별 문답이 이어지면서 차상찬 연구의 틀과 범주를 한층 넓혔다. 차상찬의 민속학 연구를 집중연구하는 재단 설립 필요성도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김경남 세명대 교수는 “차상찬 민속학을 전문연구하는 차상찬민속역사재단을 설립,춘천을 민속연구의 시작점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이승은 한림대 교수는 “민중,역사,서사,통속 등의 키워드는 차상찬 이해의 중요한 지점으로 작동할 것”이라고,김경민 경상대 교수는 “차상찬의 연구는 지역 시선에서 새롭게 ‘근대’와 ‘식민권력·제국주의’를 얘기했다는 점이 신선하다”고 했다.
 
정현숙 강원문화교육연구소장은 차상찬전집 4권 발간보고를 한후 연내 5권 발간 계획을 밝혔다.
 
염정섭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장은 폐회사에서 “차상찬 선생의 글과 행적을 심도있게 따져보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학술대회였다”고 평가했다. 김진형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