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춘천보안대 민주·인권역사 산실로 적극 활용되길

5·18 민주항쟁을 앞두고 춘천시의 민주평화공원 조성이 발표된 가운데 도내 첫 민주기념공간으로서 강원전역을 아우르는 산실로 확장될 필요가 있습니다.춘천시는 강원민주재단 측에서 요구한 민주평화공원 조성안을 받아들여 1980년 5·18 민주항쟁 당시 강원대 학생을 비롯 민간인 100여 명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옛 보안대 일원을 민주교육에 활용할 것을 밝혔습니다.

질곡의 근현대사를 거쳐 한국의 발전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에 독립운동,한국전쟁 참전,민주항쟁이 있었습니다.사회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제 기능을 못해 ‘권력의 시녀’로 통칭되던 시대 부패정부와 군사정권의 종지부를 찍은 민주항쟁은 한국이 지구촌에서 ‘K-시대’로 호평받을 수 있는 우리사회의 초석입니다.광복 이후 지금까지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탄압한 사건은 많을 뿐 아니라 재발됐던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2023년 개관을 목표로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 중에 있으며, 광주시에서는 보안부대 터를 사적으로 지정해 역사공원으로 추진하며 역사 교훈으로 삼고자 합니다.제주를 비롯한 타 지역에서도 국가폭력의 현장을 남기고 기념사업을 전개함으로써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수호 활동이 활발하나 도내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늦은 만큼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됩니다.

민주공원으로 조성되는 옛 춘천보안대는 1980년 당시 ‘태백공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잡아들여 고문을 가한 무시무시한 장소였습니다.소양로4가의 보안대에 1980년 5월 끌려간 당시 강원대 축산학과 3학년생 안재성은 ‘폭행의 도구는 손바닥과 주먹은 물론이요 군화,헬멧,몽둥이까지 다양했고 방법도 다양했다’며 지하실의 신음 속에서 피를 쏟아낸 현장을 증언하고 있습니다.불법구금된 강원대 학생과 민간인들은 피멍이 들 정도로 구타를 당했으며 ‘구이실’로 불린 곳에서는 각목에 매달려 고춧가루 물고문을 당하는 등 인권을 유린당했습니다.

미얀마와 같이 세계 곳곳 반민주적 행태에 맨몸으로 저항했다가 생목숨을 잃는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인권이 우선되는 사회, 과정과 결과에서 민주주의가 담보되는 사회를 매번 시대정신으로 환기될 수 있도록 민주항쟁 역사를 간직한 도내 시군의 관심을 촉발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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