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국 부장
▲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국 부장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60∼70년대 저출산 장려 문구가 아직도 입가에 맴돈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오는 2025년이면 노년층과 청장년층 비율이 같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초고령화 사회가 눈 앞에 있다.한때 장려됐던 저출산이 사회 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인구문제 대응을 위해 72조7000억원을 투입,‘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등 정부 차원의 대대적 저출산 타개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그러나 급변하는 사회의 불확실성과 자유경쟁속의 고된 살아남기로 상당수 젊은 층이 출산은 고사하고 결혼 조차 생각 밖으로 미루고 나 홀로 웰빙의 삶을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최근 원주의 저출산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 공조가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원주시는 지난해 9월 저출산 극복을 위한 민관학 네트워크 ‘가족사랑 지역사회 UCC(University<대학> City<원주시> Company<기업>)’를 구성했다.통상적 출산,육아 정책에서 탈피해 지역 민관학이 저마다의 특성을 반영한 저출산 극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상호 공유 및 보완을 거치며 새로운 시각의 저출산 돌파구를 찾자는 취지다.지난해 15곳의 대학과 기업이 참여,대학은 결혼,출산 인식 개선 내용의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기업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등 기업별 실정에 맞는 가족친화제도 시행에 나섰다.올해도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4곳과 기업 11곳 등 15곳이 합류,시를 포함해 총 31곳이 참여 중이다.짧은 기간에 아직 큰 성과는 없지만 서로의 사례를 공유·보완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 특별함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 되는 인식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저출산 해결은 사회의 변화만으론 충분치 않다.화목하고 평등한 가정생활이 전제돼야 한다.때문에 부부간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얼마전 둘(2)이 하나(1)되는 ‘부부의 날(5월21일)’이 지났다.이 맘때면 30년 결혼 생활의 선배가 전한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가 아닌 이심동체(二心同體)’라는 말이 종종 생각난다.다소 유치해 보이는 말이지만 아무리 부부라도 같은 마음과 성격일 수 없고 이를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식해 평생 이해,배려하며 평등하게 살아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우리 사회와 가정에 이해와 배려가 더해져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 외면되고 있는 결혼과 출산,육아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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