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훈 동해주재 기자
▲ 이세훈 동해주재 기자

‘평행선’.하나의 현안을 놓고 양측의 대립이 유지될 때 우리는 ‘평행선을 달린다’라고 표현한다.각자의 주장만을 앞세워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것인 만큼 썩 달갑지 않은 표현이다.

현재 동해시에서는 망상 제1지구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개발사업이 이같은 기류를 보이고 있다.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24년까지 망상1지구 3.43㎢ 부지에 휴양형 복합리조트와 특성화 대학,외국 교육기관,주거·상업 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각이 세워져 있다.한쪽에서는 사업시행자의 사업실행 능력과 사업계획에 포함된 아파트 건설을 들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다른 쪽에서는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며 조속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대립은 결국 지난 5월 26일 최고조에 달한다.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시민단체는 자체 보고회를 진행했고,같은 시각 사업추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는 거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며 대립했다.

본 기자는 당일 양측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질문했다.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갈등해결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 있습니까”.사업 반대 측에서 되돌아온 답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선행되지 않으면 토론회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찬성 측 관계자도 “매번 의혹을 해명해도 받아주질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관계기관 대표자들도 이미 입장을 밝힌 사안인데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만 불러올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양측의 합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굵은 ‘평행선 싸움’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하지만 결국 모든 이들이 바라는 공통된 결말은 성공적인 지역 발전이다.결말을 향한 과정에서의 미열은 불가피하더라도,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평행선의 길이를 예단할 수는 없다.그러나 ‘협의’를 통해 평행선의 간극을 좁혀 나간다면 훗날 하나의 점에서 만나,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속되는 갈등과 대립에 동해시민들의 피로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평행선의 길이 만큼,또 그 간극만큼 이에 따른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그럼 평행선을 풀어내야 할 1차 책임자인 정치권에 묻고 싶다. “평행선을 깨고 하나의 공통된 ‘선’을 만들어낼 준비가 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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