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철원주재 부국장
▲ 이재용 철원주재 부국장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철원지역 곳곳에서 주민들의 릴레이시위 장면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시위는 국방개혁2.0 정책에 따른 철원지역 3사단과 6사단의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릴레이시위로 6월 현재 60회를 넘어서고 있다.철원지역 주민들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3개월 이상 장기 릴레이시위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 3사단과 6사단의 이전 반대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으며 주민들의 생존권과 지역경제의 몰락에 대한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철원지역 주민들의 릴레이 시위는 3사단사령부가 위치한 철원군 서면 자등골상인회의 사령부 이전 반대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길거리 시위로 시작됐다.자등골상인회는 지난 3월 초 국방개혁 2.0으로 3사단사령부가 이전하면 생존권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며 사령부 입구에서 릴레이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릴레이시위는 자등골 상인회 임원 18명으로 출발해 점차 주민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자등골 주민들은 국가안보라는 명분 아래 극심한 규제를 묵묵히 감내해 왔는데 이제와서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한 채 사령부를 이전한다며 경제피해를 최소화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당시 시위현장을 방문한 철원군의원들은 국방개혁이 진행됨에 따라 지역사회가 붕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자등골상인회의 릴레이시위 모습이 가슴 아프다며 정부와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접경지역 특별법 개정을 추진해 달라고 주민들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후 철원군의원들과 철원지역 사회단체들은 국방부와 국회,청와대 앞에서 3사단사령부 이전 계획에 대한 철회 및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릴레이시위에 나섰다.이어 국방개혁 반대 철원군 투쟁위원회가 릴레이시위를 지속하면서 시위는 현재까지 철원지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국방개혁 2.0에 의하면 경기도 포천시의 6사단사령부와 예하 부대가 후방으로 이동되고 이곳에 3사단사령부가 이전 배치된다고 알려져 있다.6사단사령부는 포천시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철원군 동송읍과 철원읍이 배후지원 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따라서 6사단사령부 이전 또한 철원지역 상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또한 3사단사령부가 6사단사령부 자리가 아닌 타 지역으로 이전된다면 동송·철원읍을 포함한 철원군 전 지역이 큰 타격을 입게 돼 주민들의 걱정은 커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철원지역 주민들은 모내기 등 한해 농사 준비에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도 생존권 문제와 직접 연결돼 있는 사안인만큼 시간을 쪼개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고 나섰다.주민들은 지난 70여년간 접경지역이라는 미명 아래 국가의 안위를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아왔고 군장병들의 인권 문제나 복지 확대 정책이 지역사회 활성화와 배치될 때마다 피해는 언제나 주민들의 몫이었다고 절규하고 있다.

이제 국방부와 정부 당국은 접경지역 철원의 생존권 문제와 요구사항에 귀 기울일 때이다.더 이상 철원주민들의 처절한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정부는 3사단·6사단사령부 이전이 일부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접경지 주민 모두가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유명무실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의 개정을 통해서라도 주민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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