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동해바다가 또다시 서퍼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여년전 부터 일부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서핑은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서핑은 여름이 제격이다.

우리나라의 서핑인구는 이젠 수만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서핑이 인기를 끌면서 동해안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동해안은 해수욕장 개장철에만 붐볐지만 이제는 서핑샵들로 사계절 북적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나 동해안 곳곳을 서퍼들이 찾고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서핑 하면 ‘양양’이다.

남애부터 하조대, 죽도, 물치에 이르기까지 양양 해변을 따라 자리 잡은 서핑샵들은 올해도 일찌감치 시즌을 맞고 있다.

‘서핑의 성지’라고 불리는 양양 죽도해변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카페와 식당, 수제맥주 펍 등이 들어서면서 트렌디한 곳으로 변신했다.

예전에는 양양에서도 죽도·인구해변에서 서퍼들이 드물게 보였지만 지금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라면 어디서건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을 만날 수 있다.

수심이 낮고 바닥이 모래인 곳,연중 양질의 파도가 찾아오는 곳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양양은 서핑의 최적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 서핑인구는 2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최근 3년간 5배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이들 서퍼들 가운데 매년 절반 가량이 양양을 찾아 파도를 즐긴다고 하니 양양은 명실상부한 ‘서핑의 메카’임이 틀림없다.

하나 둘 서핑샵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양양 해변에는 전국의 100여개 서핑스쿨 가운데 60여개가 자리잡고 있으며 뒤이어 식당과 카페들이 문을 열면서 색다른 풍경이 만들어졌다.

서퍼들은 양양을 ‘한국 서핑의 성지’라고 부른다.

성지로 불리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 떠난 서퍼들 때문이다.

양양으로 터전을 옮긴 서퍼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아예 거주지를 이전해 양양주민으로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서핑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양양의 해변거리는 이제 알록달록한 서핑샵과 카페,식당,소품샵 등이 들어서면서 젊은 기운이 차고 넘친다.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온전히 자연과 하나가 되는 서핑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친근하고 매력적인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서핑이 다른 스포츠와는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서퍼들의 행동방식이나 사용하는 언어,패션,음악 등을 포괄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정점을 이뤘던 서프 문화는 서핑보드 제작 산업부터 패션,관광,친환경 운동까지 확산되면서 강력한 파생력을 갖고 있다.

양양지역에서도 서핑샵을 비롯해 신규 상점들이 문을 열었고 수년전부터 낙산사 인근 해변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비치마켓도 열리고 있다.

새로운 스포츠이자 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서핑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양양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 훈 choi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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