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주현 정선주재 취재국장
▲ 유주현 정선주재 취재국장
궁즉통(窮卽通)이란 말이 있다.주역의 핵심 내용으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를 줄인 말이다.‘궁하면 변하고,변하면 통하고,통하면 오래간다’는 의미다.여기서 궁(窮)자는 ‘곤궁하다’는 뜻이 아닌 ‘최선을 다하다’는 뜻으로,간절함이 내포되어 있다.간절함은 때론 기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삶의 기준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정선군민들의 오랜 간절함이 ‘궁즉통(窮卽通)’하면서 지역사회에 잇단 낭보를 전해주고 있다.지역주민 최대 현안이었던 폐특법이 2045년까지 20년 연장을 통한 시한부 족쇄 혁파를 시작으로 가리왕산 곤돌라 3년 한시 운영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고 있다.또한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 발표를 앞두고 제천∼삼척 고속도로(영월∼정선∼삼척) 구간 반영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먼저 실타래를 푼 것은 지난 2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20년 넘게 끌어온 폐특법의 시효가 사실상 폐지되는 대신 2045년까지 20년 재연장됐다.폐광지역 발전의 날개를 단 격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문화 유산인 가리왕산 곤돌라 3년 한시 운영도 정선의 미래 발전을 담보하고 있다.정선군은 2024년 12월 말까지 3년간 한시 운영을 통해 장애인,어르신,어린이,영유아 등 교통약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생태탐방 휴양지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정선 남부지역 숙원사업인 제천∼삼척 고속도로(영월∼삼척)구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지역의 발전속도가 시간 단위에서 분 단위로 점차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현안 해결의 원천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바로 간절함에서 발로했다.폐특법의 경우 1989년 석탄합리화정책으로 광산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붕괴가 가속화되자 1995년 주민들의 처절한 투쟁으로 만든 법이다.주민들의 생존권을 담보로 강원랜드가 설립된 배경이다.강원랜드가 주민들의 삶과 궤적을 같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리왕산 곤돌라 운영도 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군민들의 뜨거운 열망이 담겨있다.정부는 당초 2018동계올림픽이 끝나는대로 수천억 원을 들여 조성한 가리왕산 곤돌라를 철거하고 슬로프를 원상복구하겠다는 입장이었다.그러나 군민들은 동계올림픽 유산 보존과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3년여 동안 정부를 상대로 곤돌라 존치를 끊임없이 요구해 3년 한시 운영으로 관철시켰다.곤돌라는 2022년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 한시 운영된 후 정부가 곤돌라 시설의 유지여부를 결정하게 된다.정부가 3년 한시 운영을 수용하기까지 정선군과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투쟁위원회는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곤돌라 존치 이유를 설명하고 투쟁에 나서 정부를 설득했다.군민들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간절함의 끝맺음은 성취일 것이다.정선의 지역발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20년간 연장된 개정된 폐특법에 안주해서는 폐광지역 발전이 요원한 것처럼 지역을 바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플랜 수립에 간절함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또 3년동안 한시 운영될 예정인 곤돌라도 장애인,어르신,영유아,어린이 할 것 없이 전 국민 누구나 와서 이용할 수 있는 국민 체험휴양지로 정착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정부 방침이 3년 후 철거에서 존치로 바뀔 수 있도록 철저한 플랜 속에서 군민 모두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궁하면 통하는 것처럼 군민들의 간절함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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