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전 8회 등판 무실점, 6-4 승
추신수·최정 직구로 연속 삼진
김진욱 “1구 1구 전력 다했다”

혹독한 프로무대 적응기를 겪고 있는 ‘슈퍼 루키’ 김진욱(19·강릉고졸·롯데)이 팀의 역전승을 견인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김진욱은 올 시즌 초 선발로 데뷔해 4전 무승 3패로 부진했지만 구원 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2승을 챙기는 등 고교시절 ‘초고교급’ 투수의 명성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김진욱은 구원으로 등판한 11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김진욱은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8회말 무사 1·2루에 상황에 등판,팀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김진욱의 첫 상대인 최지훈은 희생 번트를 시도했지만,롯데 3루수 한동희가 공을 재빠르게 3루에 도달한 유격수 딕슨 마차도에게 송구해 선행 주자를 잡아내면서 진루에 실패했다.그러나 이어진 1사 1,2루에서 김진욱은 최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상황에 내몰렸다.

흔들릴만도 한 상황이지만 김진욱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후속 타자를 상대,명장면을 만들어냈다.김진욱의 다음 상대는 ‘빅리거 출신’ 추신수와의 첫 만남이었는데 승부는 예상 밖에 ‘루키’의 승리로 끝났다.김진욱은 초구 시속 146㎞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집어넣었고,공은 추신수의 배트에 살짝 닿은 뒤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2구째도 시속 146㎞ 직구였다.추신수는 또 한 번 배트를 헛돌렸다.

이후 김진욱은 낮게 떨어지는 커브와 높은 직구로 추신수를 유혹했지만,추신수는 볼 2개를 잘 골라냈다.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김진욱은 다시 한번 시속 146㎞ 직구를 던졌고 추신수는 헛스윙했다.메이저리그 출신 한국의 대표 타자를 갓 데뷔한 신인이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명장면’이었다.

기세가 오른 김진욱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개인 통산 388홈런을 친 명타자 최정을 또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다.초구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은 김진욱은 추신수를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속 146㎞짜리 직구를 연달아 뿌렸고,최정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김진욱의 호투에 힘입은 롯데는 9회초 2점을 뽑아 6-4로 승리,김진욱은 승리투수가 됐다.

김진욱은 경기 직후 “선발 투수로 뛸 때에는 투구수를 생각하면서 던져야 해 부담이 됐다.그러나 불펜 투수로 뛰면서는 투구수를 신경쓰지 않고 1구,1구 전력을 다할 수 있어서 좋다”며 “불펜으로 뛰면서 더 신중하고 세게 던지다보니 구속이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환 jeong28@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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