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귀 앞에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있는 곳에서 가끔 냄새나는 분비물이 나오던 6세 여아의 어머니는 최근 구멍 주변이 붓고 심한 통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응급실을 내원했다.해당 질환은 전이개낭종으로 선천적으로 생기는 것인데 이렇게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수술은 간단하게 할 수 있지만 보통은 2㎝ 이상 피부절개를 하게된다.환자의 어머니는 딸의 얼굴에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얘기에 걱정이 많았고 흉터 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는 없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물어보곤 했다.

여기서 전이개낭종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선천적으로 귀가 형성될 때 6개의 돌기가 얼굴 부위에서 생기고 커지면서 합쳐지게 되는데,합쳐질 때 일부 피부가 없어지지 않아 귀 주변에 피부주머니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은 문제없이 평생을 보내게 되는데,일부 환자들에게선 염증이 생기거나 지속적으로 때와 같은 분비물이 나와서 불편감을 호소하게 된다.이때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귀 앞에 피부주머니가 형성될 때 귀의 연골과 대부분 붙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주머니와 연골을 분리시키는 것이 힘들어서 보통은 귀의 연골 일부를 같이 제거한다.이런 과정은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시행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더라도 약 5% 정도는 재발을 하는 경우가 있다.

피부 절개와 관련된 부분도 그렇다.최근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라는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수술방식은 여러 기계를 이용해 최소한의 피부절개를 시행해 기존의 치료효과를 이룰 수 있게 개발됐다.

해당 수술 방식을 통해 피부절개를 적게 하면 환자들이 원하는 미용적인 효과도 있지만 의료적으로도 치유 기간동안 후유증도 줄어들고 치유기간도 짧아지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전이라면 위의 사례와 같이 약 2㎝의 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기존 혹 주변 약 3~4㎝를 절개하고 제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특히 얼굴이나 목과 같이 겉으로 노출되면서 미용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생기는 피부종양인 경우에는 환자들의 부담은 매우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발달된 의료 기술을 통해 얼굴의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한 뒤 현미경을 이용해 절개한 부위 아래에서 종양을 움직여서 박리를 한다면 마치 복강내시경처럼 피부절개를 넓게 하지 않고 피부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기존 방식 대신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는 것을 계속해서 시도 중이고 기존 방식처럼 2㎝이상 피부절개를 하지 않고 약 0.5㎝정도 피부절개 후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또 현미경으로 보면서 박리를 하기 때문에 귀 연골을 제거하는 경우도 적어 기존방식보다 재발률도 현저히 낮다.

아이들은 성장해가면서 피부에 여러 상처가 생길 수 있다.그렇지만 부모님의 마음에는 작은 상처도 평생 상처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특히 작은 혹이라 하더라도 생기는 부위가 얼굴이라고 한다면 최소한으로 흔적이 남게끔 하는 것이 앞으로의 의료계가 가야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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