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섭 개인전 내달 말까지 갤러리카페 썸
채광·일조량 등 능숙하게 다룬 작품 눈길

▲ 전두섭 작가가 독일여행지에서 바닥을 촬영한 작품.
▲ 전두섭 작가가 독일여행지에서 바닥을 촬영한 작품.
‘빛으로 그리는 그림’.

사진예술을 정의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장이다.이러한 수식이 붙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춘천에서 진행중이다.

전두섭 사진가가 갤러리카페 썸에서 ‘빛으로 벗을 삼다’를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여름휴가 떠나기도 어려운 요즘 시각적으로나마 시원함을 전하고 싶다는 취지로 기획한 자리로 과거 촬영작 중 일부를 추렸다.독특한 점은 사진의 소재가 드넓은 대지나 푸른 바다와 같은 자연풍경이 아님에도 시각적 즐거움을 전한다는 점이다.비결은 피사체를 비추는 ‘빛’을 발견하는 독특한 시각과 이를 조절하는 능숙함에 있다.
▲ 전두섭 작가가 독일여행지에서 바닥을 촬영한 작품.
▲ 전두섭 작가가 독일여행지에서 바닥을 촬영한 작품.

작품 일부는 예전 여행지에서 촬영한 작품이지만 장소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독일 함부르크에서 촬영한 네 장의 사진은 석양이 지는 바다로 보이지만 형광색에 가까운,인위적인 색도 눈에 띈다.일반 관광객들이 유명 관광지 주변을 둘러볼 때 전 사진가는 바닥으로 시선을 옮겼다.그가 카메라로 갑자기 바닥을 찍기 시작하자 주변에서는 의아하다는 눈빛을 보냈다고 한다.육안으로는 별다를 것 없지만 사진가의 눈에는 형형색색의 도시 빛이 보였을 것이라는 점을 작품이 짐작케 한다.
▲ 2019년 작 양귀비 시리즈 중 한 작품.
▲ 2019년 작 양귀비 시리즈 중 한 작품.

‘프리덤’ 시리즈는 2012년 유럽여행에서 촬영한 사진이다.흐린날 반사되는 햇빛의 일조량을 활용하기 위해 오후 여덟시쯤에 맞춰 촬영했다.원통형 건물 내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찍었다.새파란 하늘과 구속된 공간에서 종교적 의미를 의미하는 건물,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앵글을 통해 자유를 향한 갈망을 내비친다.

춘천에서 촬영한 나무 사진도 인상적이다.가운데 위치한 나무의 색이 자로 자른 듯 3단으로 대비된다.어느 해 2월 강 위에 쌓인 눈이 반쯤 녹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역광으로 촬영한 흑백사진으로 별도 포토샵 없이도 이같은 효과를 냈다.이와 함께 빛의 노출시간을 조절해 이미지를 중첩한 2019년 발표작 ‘양귀비’ 시리즈도 전시된다.전두섭 사진가는 “어떤 사물이든 빛이 있다.눈으로 볼 수 없는 빛과 색들도 사진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며 “긴 시간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들”이라고 했다.전시는 내달 말까지 열린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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