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토리] 17년만에 남자 100㎏급 ‘은’ 쾌거
춘천 우석초 감독 추천 유도 시작
리우 대회 부상투혼 후 설욕다짐
부친 조병화 “다치는 일 없기를”

2020도쿄올림픽이 어느덧 중반부를 넘어섰다.한국선수단은 대회 10일차인 1일 현재 금메달 5개·은메달 4개·동메달 8개 등을 획득,연일 선전을 펼치고 있다.도쿄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는 강원도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강원전사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강원도민일보가 연이어 싣는다.


1.조구함(유도·춘천출신)

도쿄에서 한국유도 사상 17년만에 희(喜)소식이 전해졌다.한국유도 중량급 간판 조구함(29·춘천 출신·사진)의 도쿄올림픽 은메달 소식이다.조구함은 29일 일본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막을 내린 남자 유도 100㎏급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조구함은 17년만에 남자 100㎏급 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켰다.나라 조(趙)에 한글 이름 ‘구함’을 붙인 그의 이름 처럼 한국유도를 구한 셈이다.특히 조구함은 이날 총 9분35초라는 이 대회 최장시간 접전에도 끝까지 투지를 불태우며 강원도민과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조구함이 도쿄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험난했다.씨름 선수 출신 아버지와 육상 선수 출신 어머니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조구함은 11세가 되던 해에 춘천 우석초 유도 감독의 추천으로 어렵게 운동을 시작했다.아버지 조병화(53)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운동선수로 성공하기도 어렵고,워낙 힘드니까 반대했지만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잘한 일 같다”고 웃어보였다.

조구함이 처음부터 특출난 재능을 보인 것은 아니다.그는 초교 4학년에 처음 유도를 시작했지만 중학교 3학년이 돼서야 메달 맛을 봤다.춘천 후평중 2학년 재학 중 청주 대성중으로 전학을 간 조구함은 3학년 때 고향 땅 강원도에서 열린 춘계중고연맹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후 굵직한 전국대회마다 메달을 싹쓸이하며 중량급 간판으로 성장,2011년 용인대 1학년 재학 당시 코리아 월드컵 국제유도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 등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수확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6년 그에겐 첫 올림픽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하지만 부푼 기대와 달리 첫 대회는 시련이었다.그는 리우 대회 개막을 3개월 앞두고 왼쪽 다리 전방십자인대를 크게 다쳤다.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지만 조구함은 선수 생명을 걸고 대회에 출전했다.하지만 그의 간절함이 무색하게도 메달과 연은 없었다.당시 TV로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조병화 씨는 “말할 수 없이 속상했지만 본인이 더 속상하고 힘들걸 생각해 위로밖에 하지 못했다”고 리우 대회를 회상했다.

이후 조구함은 설욕을 다짐했지만 재활치료에 코로나19까지,험난한 여정은 계속됐다.당시 부상으로 수술과 혹독한 재활훈련을 거친 조구함은 2017년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2018년 그랜드슬램 대회 은메달,아시안게임 은메달,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코로나19에 또 한 번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조구함은 이 같은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도쿄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그리고 조구함은 곧바로 다음 목표를 설정했다.조구함은 ‘한국에 가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다음)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아들의 의지에 아버지도 응원을 보냈다.조병화 씨는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들의 계속될 여정을 응원했다. 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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