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횡성주재 부국장
▲ 박창현 횡성주재 부국장

원주시와 횡성군은 경제활동과 주거, 일자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하게 묶여있는 동일생활권이다. 하지만 지역현안을 둘러싼 입장만큼은 ‘가깝고도 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양 자치단체의 해묵은 갈등과 신경전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창묵 원주시장과 장신상 횡성군수가 최근 양 지자체의 현안공조와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양 자치단체장은 지난 6월 8일 횡성군청에서 공동현안 해결을 위한 상생발전 협약을 한데 이어 부시장·부군수 주도의 상생협의회 실무회의를 본격 가동하며 화해와 협력무드의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양 도시의 상생협력협의회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눈길은 기대와 회의감이 교차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횡성군민 입장에서는 3선 연임 중인 원창묵 시장이 30년 넘게 횡성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돌연 임기 1년여를 앞두고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표명한 배경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행정구역상 횡성에 소재한 원주공항 터미널을 원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한 점도 상생협력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 뿐 아니다. 내년도 지방선거 도지사 혹은 향후 국회의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원 시장과 재선에 도전하는 장 군수의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해석도 횡성주민 저변에 깔린 속내인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2021년판 원주·횡성의 상생협의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양 도시에 산적해 있는 현안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무르익고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주상수원보호구역은 1987년 원주 섬강에 장양취수장 건설 이후 30여년째 원주시민의 식수 공급지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상류지역인 횡성읍 39개리의 개발을 제한하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에 양 지자체의 예민한 현안임에 분명하다. 이와 관련 원 시장은 최근 여러차례 공개석상에서 “횡성군민의 최대 숙원인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한 확실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신속한 약속이행을 기대해볼 만하다.또 횡성과 경계지점에 위치한 원주8전투비행단 블랙이글스 소음과 대기오염 피해 역시 8개월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횡성지역사회의 행보에 발맞춰 원주시가 의미있는 공동의 노력에 나선다면 의외로 쉬운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원주·횡성 상생협의회 실무추진단은 오는 12일 원주시청에서 첫 회의를 갖는다. 양 도시의 핵심 쟁점인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원주(횡성)공항 활성화, 8전투비행단 군용기 피해 대책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무엇 하나 쉽게 해결될 안건이 아니다. 그렇다고 고질 민원으로 치부할 수 없는 현안이다. 자칫 반복되는 상생협의회는 지역주민에게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이제 양 도시의 행정책임자와 정치권은 좀 더 진정성있는 협력과 속도감있는 협의를 통해 주민들의 의심어린 눈초리에 대반전의 희망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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