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대를 부정하거나 상대의 생각,
여건 등을 고려치 않고 무언가 강요를 한다면
그것이 크고 작든 ‘꼰대’ 등극에 성공할 수 있다.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부장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부장

어느 누가 들어도 기분 나쁜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꼰대’다.개인을 넘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정도로 부정적이고 기분 나쁜 단어다.

얼마 전 대형마트에 갔다가 수많은 이들 앞에서 함께 동행한 11살 난 아들로 부터 ‘꼰대’라는 말을 들었다.자신이 마트에서 눈여겨 봐 둔 장난감을 함께 보러가자는 제안을 거절하자 큰 목소리로 내뱉은 원망의 단어다. 순간 창피한 마음에 끌고 가던 카트를 반대편으로 돌려 줄행랑을 쳤다. 그러다 문득 도대체 ‘꼰대’가 뭘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집에 돌아와 파랑이(네이버)를 서핑했다. 사전적 의미는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다.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 강요를 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의미 파악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왜 나이 든, 지위가 높은 이들에게만 꼰대라고 할까. 요즘은 인격 존중, 평등 문화가 확산, 대중화되면서 많은 나이,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오히려 젊은 또는 지위가 낮은 이들의 눈치를 보는 역현상도 즐비하다. 통칭 젊은 층의 요구나 발언을 이해할 수 없지만 우스갯말로 소위 ‘조직의 평화’를 위해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속으로 끙끙 앓는 기성세대도 상당하다. “꼰대는 나이와 상관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세대 차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엔 세대 차이를 크게 20년, 30년까지 봤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세대 차이는 10년으로 줄다 요즘은 5년 터울에서도 세대 차이 말이 나온다. 30대 초반 세대도 20대 중반 세대에 눈치 없는 강요를 한다면 ‘꼰대’가 될 수 있다. 일반적이진 않지만 20대 중반 세대가 30대 초반 세대에 같은 행위를 한다면 이 역시 ‘꼰대’가 되겠다.나이, 지위 불문하고 모두가 혐오 대상인 ‘꼰대’가 될 수 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대를 부정하거나 상대의 생각, 여건 등을 고려치 않고 무언가 강요를 한다면 그것이 크고 작든 ‘꼰대’ 등극에 성공할 수 있다.꼰대 등극 여부는 개인 스스로에 달렸다. 해외에까지 발음 그대로 소개된 한국의 ‘꼰대’(kkondae)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독단하지 말고 강요하지 않아야겠다.

문득 따질게 하나 생겼다. 온 가족을 위해 마트에서 식료품 구매에 여념이 없던 아빠에게 자신만의 최고 가치인 장난감을 함께 보러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꼰대’라고 크게 외친 아들! “이번 만큼은 아들 네가 꼰대 같은데?!” 우리 모두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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