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 ‘싱크홀’ 춘천 세트장
실감나는 재난상황 묘사 공신
‘야행’·‘정직한 후보2’도 춘천
‘인질’·‘방법:재차의’ 원주 촬영
제작진 강원 주요도시 입지 호평

▲ 영화 ‘싱크홀’의 주 촬영무대는 춘천에 지어진 세트장이다.건물 23동이 들어선 대규모 공간에서 재난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했다.
▲ 영화 ‘싱크홀’의 주 촬영무대는 춘천에 지어진 세트장이다.건물 23동이 들어선 대규모 공간에서 재난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했다.

강원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여름 극장가를 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 여름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싱크홀’과 ‘인질’ 등이 이달 관객들을 만난다.두 작품 모두 강원지역에서 촬영이 이뤄졌다.2019년부터 촬영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개봉하게 된 작품들이다.

특히 11일 개봉하는 ‘싱크홀’은 영화의 상당 부분이 춘천에서 촬영됐다.강원영상위원회의 2019년 로케이션 스카우팅·인센티브 지원작으로 재난과 코미디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관객 94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엑시트’를 연상시킨다.엑시트도 평창 국제방송센터(IBC)와 춘천대교,강원도청 인근 등 강원지역에서 주요 장면이 촬영됐었다.

‘싱크홀’은 재난 영화인 만큼 실감 나는 세트를 구현해 내는 것이 관건이다.도심 속에 갑자기 싱크홀이 생겨났다는 영화의 기본 설정을 통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이라는 인식을 실감나게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김지훈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의 시작점은 세트다.세트의 완성도가 CG 퀄리티를 결정한다”고 했다.이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김태영 미술감독과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세트 팀이 이 작업에 참여했다.

▲ 세트장은 영화에서 이 스틸컷처럼 표현될 예정이다.
▲ 세트장은 영화에서 이 스틸컷처럼 표현될 예정이다.

세트는 500m 아래 지하공간과 해당 사건이 벌어지는 마을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주 무대인 ‘서울 계포구 장수동’ 세트가 춘천에 지어졌다.2019년 7월부터 5개월 간 춘천 근화동 봄내영화촬영소 오픈스튜디오에 대규모 풀 세트가 제작됐다.바닥 아스팔트부터 건물까지 2800평 규모에 빌라와 편의시설 등 총 23동의 건물이 지어졌다.

▲ 영화 ‘싱크홀’ 스틸컷.차승원·김혜준·이광수·김성균 배우.
▲ 영화 ‘싱크홀’ 스틸컷.차승원·김혜준·이광수·김성균 배우.

이 영화 주연을 맡은 차승원(만수 역) 배우는 마을 세트장에 대해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세트를 너무 사실적으로 지어놨다”고 제작기 영상에서 밝히기도 했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 평범한 일상이었던 마을의 모습과 재난이 발생하는 과정,그 이후의 모습까지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미세한 건물의 기울기까지 조절했다.

봄내영화촬영소 측에 따르면 이 세트장 제작에는 춘천지역 업체 70여곳이 협력했으며 춘천시민 1000여명도 영화 속 시민들로 출연한다.세트장 외에 춘천 성원초교 안팎에서도 촬영이 진행됐다.영화에서 이 학교 운동장은 싱크홀 사태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재난대피소로 등장한다.

▲ 오는 18일 개봉하는 황정민 주연의 ‘인질’스틸컷.
▲ 오는 18일 개봉하는 황정민 주연의 ‘인질’스틸컷.

무대 세트 등을 총괄하는 미술감독 등 전문가들도 영화촬영지로서의 춘천의 입지를 호평하고 있다.‘싱크홀’의 김태영 미술감독은 “갑작스레 벌어지는 재난 상황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이 재난 발생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고 했다.김 미술감독은 춘천이 촬영지로서 가진 강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그는 “춘천에서는 처음 촬영해봤는데 세트장이 역에서 가깝고 시내 접근성이 좋아서 서울과 인천 스튜디오를 오가며 작업하기 용이했다”며 “물리적 거리 뿐 아니라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을 때 심리적 부담감도 적었다”고 덧붙였다.김 미술감독은 올해 초까지 춘천에서 촬영된 하정우·김남길 주연의 ‘야행’에도 참여했다.

▲ 지난 달 개봉한 ‘방법:재차의’ 스틸컷.
▲ 지난 달 개봉한 ‘방법:재차의’ 스틸컷.

이런 가운데 원주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한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도 오는 18일 개봉한다.강원영상위 2019년 지원작이다.앞서 지난달 말 개봉한 영화 ‘방법:재차의’도 강원도에서 촬영됐다.역시 강원영상위의 2020년 지원작으로 원주 의료기기테크노밸리,대한석탄공사,홍천 살둔산장 등에서 촬영됐다.

정선 출신 배우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2’도 춘천에서 촬영중이다.최문순 지사를 모티브로 제작중인 작품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승미 singme@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