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열 강릉본사 취재부장.
▲ 김우열 강릉본사 취재부장.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재위 1455∼1468년)는 가을 달밤 경포대에 올라 시 한 수를 읊었다.

‘바다에는 갈매기,호수에는 철새들이 쌍쌍이 날고 천병만마(千兵萬馬) 늘어선 송림 사이로 거니는 선남선녀(善男善女)의 모습이 그림 같구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밤 마실·산책 나온 백성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그렇다.경포는 그 옛날부터 자연을 벗삼아 노닐던 선남선녀들의 데이트·나들이 코스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선남선녀들이 보이지 않는다. 약속이라도 한 듯 잠시 보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사라진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지난해부터 대유행이란다.한번 떠오른 유행은 시간이 흐르면 가라앉기 마련인데 이놈(?)의 생명력은 꽤나 끈질기다.이놈은 1년 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 피서경기를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새벽까지 인파들로 북적이던 해수욕장은 개방시간 축소로 밤이면 쥐 죽은 듯 조용하다.백사장과 광장,식당가 할 것 없이 적막감만 감돌면서 피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다.

지긋지긋한 침체의 늪에서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의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한철 장사’로 생계를 잇는 상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시름 시름 앓고 있다.

여름이 지나고도 위험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도 상인들의 어깨를 더욱 움츠러 들게 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역시 분명 지나간다. 선남선녀, 필부필부(匹夫匹婦), 갑남을녀(甲男乙女)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반드시 돌아온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배구여제 김연경도 인스타그램에 ‘지금 힘드신 거, 지나가는 구름입니다. 인생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잠시 지나가는 구름입니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힘내세요’,‘모든 일에는 자기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일들만 일어난다고 한다, 다 잘 될거야’라는 명언을 남겼듯 역경을 이겨내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위기는 곧 기회다.‘힘내자 강릉!’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