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100대 생활업종 변화
5월 기준 도내 사업자 9만1359명
전년비 모든 시군 늘어 5.3% 증가
주점·호프전문점 12.1% 문 닫아
의료 사업 춘천·원주·강릉 밀집
평창 등 관광특수 여전 ‘과밀현상’
양양·고성 게스트하우스 급증
골목상권 늘었지만 경영난 가중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도내 골목상권 사업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지역 특성상 관광산업이 큰 영향을 끼치다 보니 외식업 관련 사업자가 전체의 36.1%를 차지하며 쏠림현상은 여전하다.

또 코로나19 이후 인터넷 쇼핑몰·배달업 등의 업종들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호프전문점·간이주점 등 대면영업 의존도가 큰 업계는 10곳 중 1곳이 문을 닫는 등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최근 국세청에서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를 중심으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강원도내 100대 생활업종 변화를 추적했다.

■ 양적 증가 속 대면영업 업종 하락세…33개 업종 폐업 증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도내 주점과 커피숍,숙박 등 거리두기 정책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업종들의 상승·하락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국세청에서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강원도에 등록된 사업자 수는 9만1359명으로 지난달(9만1094명)에 비해 265명(0.2%)이 늘어났다.전년동월 8만6702명 대비 4657명(5.3%)이 증가하며 도내 모든 시·군이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고성군이 지난 5월 1898명으로 전년동월(1703명)과 비교해 195곳(11.4%)이 증가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원주시가 전년동월 1만8287명에서 1만9549명으로 1262명(6.9%),춘천시가 1만4354명에서 1만5206명으로 852명(5.9%) 각각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도내 전체 업종으로 봤을 때는 전년동월보다 증가했으나 100개 업종 중 33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정부의 코로나 19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단체 활동과 영업시간이 제한돼 간이주점·호프전문점은 지난해 5월 1736명의 사업자가 올해 1525명으로 줄어 211명(12.1%)이 문을 닫았다.여행사의 경우도 지난해 5월 355명에 비해 25명(7%)이 문을 닫아 330명만 운영하고 있으며 예식장도 34명으로 전년동월(36명)보다 5.5%(2명)가 줄은 상황이다.


■ 전체 사업자 중 요식업 모든 시·군서 의존도 30% 넘어

도의 경우 전체업종 사업자(9만1359명) 중 커피·주점·한식전문점 등 요식업 관련 사업자가 3만2996명(36.1%)으로 모든 시·군이 30%가 넘는 비율을 보여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전국 음식점 비율이 28.4%에 비해 7.7%p의 차이를 보였다.삼척시가 전체업종(3715명)대비 40%(1487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평창군이 2997명의 사업자 중 1181명(39.4%)이,인제군은 2297명 중 901명(39.2%)으로 40%에 육박했다.춘천시(34.6%),원주시(33.1%)를 제외하고 도내 16개 시·군이 35%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의료관련 사업자의 수는 춘천·원주·강릉의 주요 도시에만 밀집해 의료서비스의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도내 내과와 소아과 사업자 317명 중 원주시에 77명,춘천시 55명인 반면 인제군 3명,양구·화천 4곳으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산부인과(34명)의 경우 원주(11명),춘천(9명),강릉(7명),속초(4명),동해(3명)를 제외하고 다른 시·군은 없었다.신경정신과(38명)도 춘천(13명),원주(12명),강릉(6명)만 존재해 지역별로 의료서비스의 큰 차이를 보였다.도 관계자는 “종합병원,보건소의 경우 관리를 할 수 있으나 개인병원 등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 관광업 중심 일부 시·군 업종 포화상태…특성화 의존 상권유지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 인구수에 비해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시·군들이 존재한다.평창군은 4만1109명의 인구수이지만 비슷한 인구수인 횡성(4만6614명)이 2410명의 사업자가 있는 반면 2997명으로 587명을 더 많다.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으로 인한 특수가 여전히 상권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방문 관광객 수는 올림픽 개최이후 급감하고 있어 과밀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평창군에는 올림픽 전인 2017년 557만9623명의 관광객이 찾아 온 것에 비해 올림픽 이후 2019년 619만8913명이 찾아와 61만9290명이 늘었다.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19로 482만399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평창군은 관광객을 유지하기 위해 코레일과 연동한 철도관광상품과 평창시티투어,올림픽유산 등을 활용해 평창군내 지역사회 상권을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반면 서핑 성지로 불리는 양양군의 펜션과 게스트하우스의 사업자는 319명으로 지난해 278명에 비해 41명(14.7%)가 늘어났으며 인근 고성군도 지난해 5월 206명에 비해 283명으로 77명(37.3%)가 늘어나 지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양양군 21억원을 투입해 서핑특화지구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서프비치를 홍보하기 위해 리플릿과 간판,조형물 등을 설치하고 관광객의 만족감을 높이기위해 코인샤워장,보드거치대,돔하우스,월풀 등을 조성해 휴게시설과 환경정비에 나서고 있다.

■ 코로나19 장기화 속 양적 팽창 소상공인에게 오히려 ‘독’

강원 지역 골목상권 사업자가 늘어난 상황이지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경영난 가중에 시달리고 있다.지난 주말인 21일 오후 7시쯤 찾아간 춘천 육림고개에는 예전과 달리 거리에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육림고개 상인회 관계자는 “매장판매보다는 인터넷 판매,밀키트,배달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제품으로 전향하는 매장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면서 “배달앱을 통해 운영하는 가게가 많아졌지만 그마저도 경쟁률이 높아져 기대이상의 매출을 바라기 어렵다”고 전했다.육림고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신승택(65)씨는 “코로나19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의 60~70%가 떨어진 상태다”며 “이 상황에서 대형 프렌차이즈가 들어오면 더 큰 타격이라 긴장이 된다”고 호소했다.육림고개 청년몰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육림고개 청년몰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상재(39)씨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 이후 매출의 40%가 떨어져 지난해 5월부터 배달도 함께 시작했으나 큰 도움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 소상공인단체 “정부 지원금 수령위해 문닫지 않는 가게 많아 실제 휴폐업 규모 더 크다”

임병철 춘천상업경영인연합회 회장은 “현재 전통시장도 100곳 중 2~3곳만 빼놓고는 현상유지도 힘든 상황이다.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농가들도 연쇄적으로 힘든 상황이다”며 “폐업 신고를 하게 되면 지원을 받지 못해 그냥 두는 경우도 늘어 수치가 정확한가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그는 “동해안 쪽은 여름 특수 상황에서 조금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다른 지역은 50% 이하로 매출이 떨어진 곳이 대부분이다”며 “가족단위로 운영해 그나마 버틴다는 주변상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상일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지회 사무국장은 “도내 호프전문점과 간이주점은 큰 영향을 받아 많은 수의 업장이 문을 닫았는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 이상 이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면서 “현재로써는 코로나19 상황을 끝나기 위해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사이 버티는 업소가 몇개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우진 jungwooj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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