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평신도협·시민단체 28곳 참여
학술대회·행진·화보집 발간 이어져

▲ 유신 체제를 비판하다가 구속된 지학순 주교가 1975년 2월 17일 서울구치소에서 출감하는 모습.
▲ 유신 체제를 비판하다가 구속된 지학순 주교가 1975년 2월 17일 서울구치소에서 출감하는 모습.

천주교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을 지내고 유신 독재에 맞서 민주화와 인권 운동 등에 헌신했던 고 지학순 주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내달 1일부터 한 달간 열린다.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사회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다시 빛으로’라는 주제로 원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원주 밝음신협,무위당 사람들 등 원주지역 28개 시민단체가 참여,다채로운 시민 참여의 장으로 개최된다.성직자를 넘어 지역사회의 낮은 곳을 살피며 교육·복지·문화의 초석을 놓는 일에 헌신한 지학순 주교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취지다.

첫 행사는 내달 1일 오후 3시 원주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 미술전시회다.전시회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30일까지 열린다.

내달 11,12일 이틀간은 같은 장소에서 지학순 순례 윷놀이,버스킹 공연,토크콘서트,생생마켓 등 지학순 주교의 생애를 다양한 방법으로 살필 수 있는 참여 행사들도 이어진다.

학술대회도 내달 14일부터 사흘간 상지대에서 진행된다.‘기억:지학순 주교의 삶과 활동,계승: 살아갈 100년,기억과 계승의 실천’이라는 주제 아래 지학순 주교의 삶이 가리키는 오늘의 과제를 모색한다.

지학순 주교의 삶 뿐만 아니라 지역분권,기후변화 등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에 대해 통합적인 담론을 내놓는 자리다.

마무리 행사는 10월 2일 오전 10시 옛 원주역 광장을 출발해 원동성당에 도착하는 ‘지학순 주교를 기리는 행진’이다.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 화보집과 미술전 도록도 발간된다.

지학순 다니엘 주교(1921∼1993)는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태어나 1965년 천주교 원주교구가 창설되면서 초대 교구장으로 부임했다.교육을 통한 자립을 돕고자 진광학원,가톨릭센터 등을 설립했으며,복지·의료 기반 마련을 위해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원주가톨릭병원,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 등을 창설했다.

원주 최초 신용협동조합 설립을 시작으로 협동조합 운동을 통한 지역 주민의 경제적 자립에도 크게 기여했다.또한 1970년대 ‘사회정의 구현과 부정부패 규탄 대회’,유신헌법 긴급조치를 비판한 ‘양심선언’ 등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조규만 원주교구장은 “주교님은 어려운 시대를 살면서도 국민의 산 사람으로,또 신앙인으로서 삶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그 어려운 시기의 어려움을 겪었던 모든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한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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