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여 금품을 뜯는 ‘스미싱’과 ‘보이스피싱’ 범죄가 강원도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미끼로 이를 악용한 범죄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춘천에 사는 50대 남성 A씨는 한 달 전쯤 딸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아빠,보험료를 받아야 하는데 휴대폰 액정이 나가서 못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문자와 함께 첨부된 웹페이지 주소를 누르자 A씨의 휴대폰엔 원격 조정 앱이 자동으로 설치됐다.얼마 있다가 A씨의 계좌에선 90만원이 인출됐다.

A씨가 당한 범죄는 스미싱이다.이는 URL을 메시지로 보내 클릭하게 한 뒤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이다.기관이나 지인을 사칭한 문자 메시지와 함께 웹페이지 주소를 보낸다는 점이 특징이다.이 경우 개인 금융정보가 빠져나가거나 소액결제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

강원도내에서는 문자와 전화를 매개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도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를 보면 2019년의 경우 1345건(구속 102명)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218억원에 달한다.지난해엔 1139건(구속 124명)으로 범죄 건수가 소폭 줄었으나 피해액은 237억원으로 더 늘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미끼로 질병관리청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가 잇따르고 있다.‘[질병관리청]’ 기관명으로 된 말머리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예약 확인 요청’ 내용 등과 웹페이지 주소를 발송해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문자 속 주소를 누르면 질병청 사칭 앱 설치 페이지로 연결된다.해당 앱을 설치하면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화면이 뜨는 것으로 확인됐다.질병청 측은 백신 접종 확인 과정에서 개인의 금융정보를 일체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당부했다.

오는 9월 5차 재난지원금의 일환인 상생국민지원금이 지급되면 이를 악용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판을 치고 있는데 관련 문자가 오더라도 무작정 누르지 말고 기관에 전화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희문 heeem@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