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휘 에이스토리 본부장 인터뷰…“독보적 색깔 극대화해 보여드릴 것”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쿠팡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NL’(Saturday Night Live)은 결국 시대를 얘기하는 코미디 같아요. 웃음이 부족한 요즘, 시대를 말하는 유일한 등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일 밤 10시 첫선을 보이는 ‘SNL 코리아’의 연출을 맡은 안상휘 에이스토리 본부장을 최근 마포구 상암동 에이스토리 사옥에서 만났다.

“내색은 안 했지만 종영 당시 방송가를 은퇴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서운했다”는 그는 새로운 ‘SNL’의 첫 공개를 앞두고 “꿈이 이뤄진 것 같다. 너무 가슴이 뛴다”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17년 tvN에서 아홉 번째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린 ‘SNL 코리아’는 약 4년 만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와 손을 잡고 돌아오게 됐다.

그는 “그동안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10년간의 노하우를 집대성해서 만들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로워진 ‘SNL 코리아’는 이병헌, 하지원, 조정석 등 화려한 게스트 명단부터 화제를 모았다. 안 본부장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톱스타들의 코미디 연기를 매주 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첫 포문을 열 배우 이병헌에 대해서는 “섭외 1순위는 항상 이병헌이었다. 누구보다 코미디를 좋아하고 웃음에 대한 감이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 달 이상 공들여 섭외했다”고 말했다.

“함께 작업을 해보니 ‘이래서 톱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웃음) 모든 대본을 디테일하게 보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는데, 정확히 웃음 포인트를 알고 있더라고요. 또 몸을 사리지 않고 과감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미디를 진짜 아는 배우’라고 생각했죠.”

배우 차청화, 코미디언 이수지·김민수, 레드벨벳의 웬디, 모델 정혁 등 크루의 새 얼굴들에 대해서는 “각자의 장점이 다 있다”며 “시청자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여겨 볼만한 점은 신동엽, 정상훈, 안영미, 김민교, 권혁수 등 원년 크루 멤버뿐 아니라 기존 시즌을 함께해오던 작가진과 연출진 대부분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꽤 긴 시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출연진뿐 아니라 스태프까지 모두 모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안 본부장은 “일주일에 야외촬영만 이틀을 하고 녹화를 아침부터 자정까지 온종일 함께했다. 일주일에 3일 이상을 계속 같이 움직이다 보니 일종의 전우애가 생긴 것 같다”고 끈끈함의 비결을 밝혔다.

또 프로그램의 터줏대감으로 역할 해 온 신동엽에 대해 “후배들에게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챙겨주면서 크루가 똘똘 뭉칠 수 있었다”며 깊은 신뢰를 보냈다.

“이번에는 신동엽이 제작자로 참여했다는 점도 큰 변화의 포인트 중 하나에요.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하게 되는 데에도 신동엽의 역할이 컸어요. 새로운 OTT의 개국공신이 되어 보자며 도전해보자는 말에 끌렸죠.”

쿠팡플레이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정말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OTT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OTT가) 방송국보다는 표현 측면에서 훨씬 자유롭기 때문에 사회·정치에 대한 풍자, 높은 수위의 개그 등 저희 프로그램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극대화해서 보여드리고자 해요. 특히 풍자의 경우 서민들이 숨 돌릴 수 있는 하나의 해소 창구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너무 없잖아요.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볼 생각입니다.”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으로 방식에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리스크가 많은 시대라 악의가 없었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하루 정도의 시간을 두고 살펴보려고 한다”며 “녹화는 생방송처럼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SNL’의 포맷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렸는데 ‘라이브’를 열심히 한 건 우리나라밖에 없었다. 어떤 국가에서는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방송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어릴 때부터 거의 모든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자라 코미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밝힌 안 본부장은 미국 ‘SNL’의 연출가인 론 마이클스를 롤모델로 꼽으며 ‘SNL’을 장수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처음 ‘SNL 코리아’를 시작할 때 저도 60∼70대가 돼서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하고 싶단 얘기를 했었어요. ‘SNL’을 계속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허락되는 한 코미디는 계속하고 싶어요. 시즌의 끝은 대중이 결정하는 거니까 ‘그만해라’ 할 때까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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