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음악제·영화제 일정 소화
국립춘천박물관 등 발길 잇따라
도내 영화관객 연휴 전 대비 2배
기획 보다 특선영화·재편집 강세

▲ 춘천국제고음악제
▲ 춘천국제고음악제

닷새간의 추석 연휴가 풍성한 문화로 채워졌다.연휴 기간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바로크음악제 ‘제24회 춘천국제고음악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춘천영화제는 사전행사를 통해 SF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알렸다.국립춘천박물관을 비롯한 박물관·미술관의 기획전시장과 공연장에도 연휴를 맞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한국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극장가도 모처럼 웃었다.

▲ 강원민예총국악협회 공연
▲ 강원민예총국악협회 공연

■ 음악제·전시…지역 문화행사 풍성

춘천국제고음악제(예술감독 오선주)가 지난 18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폐막공연 ‘오페라 부파의 시작’을 끝으로 여정을 마쳤다.올해 음악제는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바로크 음악이 가진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폐막 무대에서는 ‘행복’을 주제로 연출가 이수은이 꾸민 페르골레시의 곡 ‘리비에타와 뜨라꼴로’가 공연됐는데,춘천국제고음악제 최초로 선보인 오페라 곡이었다.바리톤 최윤성과 소프라노 양민경의 열연에 배우 엄대현과 이소라가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프로젝트 다 뭇(Project Da Mut)’의 협주곡도 호평을 받았다.춘천국제고음악제 예술감독을 역임한 하프시코드·포르테피아노 연주자 김재연의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베이스 선율을 중심으로 다른 성부를 채워넣는 즉흥연주 형식인 ‘바소 콘티누오’를 선보인 자리였다.바소 콘티누오의 대표적인 악기구성으로 바로크와 현대를 넘나드는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강원민예총국악협회는 지난 18일 춘천대첩기념 평화공원에서 평화음악회 ‘휴전을 넘어 종전으로’를 선보였다. 호국영령을 위한 해원 상생굿과 춘천 평화를 위한 대동놀이 풍물굿 등이 펼쳐졌다.이유라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모인 강원소리진흥회,포크가수 녹우 김성호도 감동을 전했다.극단 굴레씨어터는 지난 17,18일 춘천 아트팩토리 봄에서 ‘김선생의 특약’을 공연했다.중학교 기간제 교사가 새로 출시된 ‘학교폭력보험’에 가입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김미아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보다 개인이나 집단에 잘못을 떠넘기는 현대 사회의 편협함을 지적했다.

▲ 강원서학회전
▲ 강원서학회전

국립춘천박물관은‘곡운구곡,화천에서 찾은 은자의 이상향’을 개막,관람객을 맞았다.김수증의 곡운구곡 설치 과정과 그 곳에서 보낸 시간을 조명하는 전시로 조세걸의 ‘곡운구곡도첩’,김수증과 송시열이 만든 ‘고산구곡도권 판화’,‘김시습 초상’ 등이 일반에 최초 공개됐다.

박물관에는 강원의 수려한 경관을 붓글씨로 표현한 자리도 마련됐다.강원서학회(회장 이현순)의 19번째 전시회가 지난 18일 개막,서학회 고문인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 등의 작품도 전시됐다.강원도민일보와 함께 전시를 후원하는 국립춘천박물관이 출품한 소정 변관식 선생의 ‘내금강 만폭동’,강원서학회 초대 명예회장인 여초 김응현 선생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연휴기간인 18∼22일 4일간(21일 휴관) 박물관에 2086명이 다녀가며 호응을 얻었다.

 

▲ 극단 굴레씨어터의 ‘김선생의 특약’ 무대
▲ 극단 굴레씨어터의 ‘김선생의 특약’ 무대

 

■ 극장가 함박웃음·집콕 콘텐츠 인기

춘천SF영화제는 롯데시네마 춘천에서 사전행사 ‘SF 특별전’에 들어갔다.SF 명작 ‘백 투더 퓨처’ 전편을 상영하는 자리로 내달 1일까지 열린다.첫날에는 스페셜 토크도 진행,정지욱 평론가,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1985년 개봉 당시 분위기와 영화에 숨겨진 의미 등을 설명했다.이안 운영위원장은 “CG 도움 없이 창작자 상상만으로 타임슬립 장르를 구현하고,전 세대가 공감할만한 주제로 미래를 재밌게 풀어낸 점이 영화제의 지향점과 같다”고 했다.

명절기간 영화 관객 수도 연휴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점프했다.연휴가 시작된 17∼21일 나흘간 전국의 영화 관객 수는 135만 3931명으로 집계됐다.이전 주 같은 기간(10∼14일·74만 7593명)보다 2배 가까이 많다.이 기간 강원도 관객 수 역시 3만 613명으로 같은 기간 이전 주(1만 5298명)보다 2배 늘었다.특히 강원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최근 줄줄이 개봉,도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정선·삼척·원주 등에서 촬영한 ‘기적’이 ‘보이스’에 이어 이 기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원주 등에서 촬영한 ‘인질’,춘천에 세트장을 지은 ‘싱크홀’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새로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와 추석을 앞두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도 연휴기간 화제가 됐다.남궁민이 활약하는 MBC ‘검은태양’,이하늬 주연의 SBS ‘원더우먼’이 금토드라마 경쟁작으로 첫 격돌했고,이동건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미의 세포들’도 tvN에서 출격했다.같은 날 넷플릭스 기대작 ‘오징어게임’도 공개돼 이슈에 오르내렸다.이와 함께 명절마다 각 방송사가 선보여 온 새 기획물이나 파일럿 프로그램이 크게 줄어든 대신 ‘미나리’ 등 특선영화나 기존 방송 재편집본 등으로 빈 자리를 채우는 경향도 뚜렷했다. 한승미·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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