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우울증 치료 367명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도 21건
올해 소방관 2명 극단적 선택도
정신질환 지속 치료 필요 불구
근무 여건·주변시선 치료 장애

사건 사고현장에서 참혹한 현장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사례가 매년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정신질환의 경우 직장 안팎에서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어 제도적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최근 5년간(2016~2020년) 강원도내 경찰·소방관들 중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이들은 총 367명(경찰 188명·소방 179명)으로 집계됐다.PTSD를 겪는 이들도 경찰과 소방이 각각 7건과 14건으로 파악됐다.우울증을 겪는 소방대원들의 경우 지난 2016년 21명에서 지난해 42명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상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출동해야만 하는 이들은 정신적인 외상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소방대원들의 경우 일정 기준에 따라 현장 출동시 의무적으로 심리 검사와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한 상황이다.도내에서는 올해에만 벌써 2명의 소방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지난 해의 경우 우울증을 겪던 소방관이 끝내 쓸쓸한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서 겪는 상황에 대한 심리적인 치료 여건은 잘 마련돼 있지만 지속적으로 겪게 되는 개개인의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면 아직 미흡한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사건·사고 발생 이후 사망판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도맡아야 하는 경찰관들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지난 2018년 강원경찰청은 강원대병원과 우울증과 PTSD 등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 지원을 위해 ‘마음동행센터’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각 시·군별 민간기관을 통해 심리 상담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체계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최근 5년간 강원도내 경찰관의 자살 건수는 8건으로 경남과 전북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았다.

경찰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정신질환의 경우 단순 외상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근무 여건상 어렵고 사회적 시선이 이를 가로막는 부분들이 있다”며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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