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훈 양양주재 부국장
▲ 최 훈 양양주재 부국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어느덧 2년이 돼가고 있다. 백신만 개발되면 바로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 사태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델타 변이’가 출현하면서 오히려 우리의 생활 속까지 더욱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모두의 사회생활 패턴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개인의 삶 또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직장에서 흔했던 단체 회식문화는 아주 먼 얘기가 됐고 영화관이나 공연장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은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비대면이 일반화되면서 소비패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매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가상체험 공간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실감나는 쇼핑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상체험 공간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방문할 수 있고 온라인 링크를 통해 추가정보는 물론 구매까지 연결시킬 수 있어 코로나19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스포츠 풍경도 바꿔놓았다. 같은 장소에 모이는 대면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각자 편한 장소에서 뛰고 온라인 상에서 기록을 공유하며 연대감을 갖는 ‘버추얼’행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마라톤에서 시작된 ‘버추얼 레이스’는 스마트폰에 관련 앱을 설치하고 스스로 코스를 찾아 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혼자 뛰어야 하는 ‘버추얼 레이스’는 처음 도입될 때의 우려와는 달리 오프라인 대회 참가 이상의 희열을 느낄 수 있어 새로운 스포츠 장르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각종 ‘버추얼’ 형태 스포츠 행사 참가자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 삶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지만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다”는 소감도 있고 “행사에 참가하며 나에 대해,그리고 환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경험담도 소개됐다. ‘랜선 차례’,‘온라인 성묘’까지 익숙해져 가는 시대이다 보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범할 수 없는 ‘가상공간(virtual space)’은 이제 앞으로의 인류가 활동해야 될 새로운 영역이 돼 가고 있다.

지난 2017년 ‘한계령 힐클라임’대회로 시작한 ‘양양 그란폰도’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대회로 자리잡고 있다. 매년 가을 ‘연어의 강’ 양양 남대천을 배경으로 열리고 있는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한 아픔을 딛고 올해는 ‘언택트 시대’에 맞는 비경쟁·비대면 형태의 ‘양양 버추얼 챌린지’로 다시 한번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도전을 꿈꾸는 구룡령과 ‘서핑 스폿’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열리는 ‘양양 버추얼 챌린지’는 난이도 별로 총 3개 코스에서 주요 관광지를 포함한 미션형 행사로 기획됐다. 참가자 분산을 위해 선착순 1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한 이번 행사는 첫날 신청자가 500명을 넘어선데 이어 1주일 만에 접수가 마무리될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양 버추얼 챌린지’가 코로나시대 비대면 스포츠의 ‘뉴노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변신한 ‘버추얼 챌린지’는 기존 기록을 중요시 하는 대회와는 사뭇 다르다.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현실을 즐기며 최선을 다해 보람을 느끼면 그것으로 족하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최근 개최된 도쿄올림픽에서도 메달에 연연하기 보다는 비인기종목의 선전이나 대회 준비과정에 박수를 보내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요즘, ‘버추얼 챌린지’가 기록과 경쟁을 넘어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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