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지역 양돈단지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축산농가의 책임의식과 함께 과감한 정부 지원 등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구군은 최근 강원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양구군민 삶의 질 확보 및 생활불편 해소를 위한 환경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토론회 개최는 몇 년 간 지속되어 온 양돈단지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환경정책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과 쟁점,과제 등을 짚어 봤다.
 

▲ A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들 모습.
▲ A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들 모습.

◇악취 현황

A양돈농가는 지난 2005년 양구지역 양돈농가 1호로 등록된 업체로 현재 돼지 8000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시설규모는 돈사 28동(9690㎡)에 부지면적은 총 4만4550㎡다.

부대시설로는 저장소 461㎡~702㎡,퇴비사 2221㎡,퇴비단여과시설 768㎡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농가에서는 8000두 규모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으로 최근 출하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9000두 까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돈사는 개방식 구조로 되어 있으며 1일 돈분 발생량은 40톤,연간1만4600톤의 돈분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돈사에는 60㎝에 2만톤의 돈분이 적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A 농장 돈사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
▲ A 농장 돈사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

◇지역사회 영향

문제는 해당 돈사와 양구읍까지 4.3㎞에 불과해 심한 악취로 정주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양구 총 인구 중 80%가 양구읍과 국토정중앙면에 거주하면서 군민 대부분이 악취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올해 상반기에만 34건의 악취 민원이 발생하는 등 매년 반복되고 있는 고질 민원이다.

물 환경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강원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양돈단지 운영으로 양구읍 상수원 오염이 우려되고 파로호 상류 저류지의 물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사회적 영향으로는 청정양구 이미지 훼손과 스포츠마케팅·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으며 민원발생에 따른 사회적비용 지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A 농장이 불법으로 돈분을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부지.
▲ A 농장이 불법으로 돈분을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부지.

◇악취저감 추진현황

양구군은 지난 8월 말까지 26회에 걸쳐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이 중 14건이 행정 처분 됐으며 5회에 걸쳐 총 11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또 4건의 행정처분과 5건의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군은 악취저감을 위해 가축분노 무단방류 감시 순찰반을 편성해 운영 중에 있으며 해당 농장 4곳에 악취 시료 측정 장치를 설치했다.가축분뇨 무단 방류를 감시하기 위한 CCTV도 설치했다.

지난 9월에는 악취 대책 민관협의회를 구성·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까지 군은 해당 농장에 국비와 도비를 포함,총 3억5795만원 규모의 악취저감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했다.

주요 지원내용은 고속액비발효시설 지원,안개분무시설 설치,액비저장조 지붕개보수 지원,사료 첨가용 환경개선제 지원,미생물 공급지원,양돈단지 악취저감제 지원등이다.
 

▲ 양구군이 돈분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협의회를 지난 9월 구성했다.
▲ 양구군이 돈분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협의회를 지난 9월 구성했다.

◇양돈단지 폐쇄 급부상…문제는 비용

A농장의 돈분 처리 능력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양돈단지 폐쇄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해당 농장주도 조인묵 양구군수에게 매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군이 A농장 처리를 위해 확보한 국비는 7억8700만원에 그쳤다.

군이 추정한 시설철거비와 적치된 돈분 처리 비용만 34억원이 넘는다.부지 매입비와 사육되고 있는 8000여두의 돼지 매입(살처분)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현행법상 폐업지원보상금 지원을 위해서는 시설철거와 돈분 처리 비용은 해당 농장이 부담해야 한다.

양돈단지 폐쇄 비용이 87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군은 양돈단지 폐쇄에 따른 군비 투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조인묵 양구군수가 A 농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조인묵 양구군수가 A 농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과제

강원발전연구원은 양구지역 돈분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해당 농장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연구원은 돈분 악취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갈등과 민원,관광악재 등 사회적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농가는 꾸준히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환경영향 원인자인 해당농가가 우선적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악취 발생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적정 사육밀도 유지,주기적 청소,액퇴비화 시설 유지 관리,무창돈사,방지벽 등 악취방지시설 추가 조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는 양돈농장의 완전철거와 대상부지의 친환경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제안했다.

특히 폐업에 따른 현실적 보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축산 악취 저감을 위한 정부의 농촌재생 뉴딜 사업의 추진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강원연구원 전만식 선임연구위원은 “양구를 포함한 평화지역 농경지와 가축 사육 두수 현황을 보면 농경지는 1980년대와 비교해 50% 이상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돼지의 경우 6.5배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악취 증가,부영양화 등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축과 분뇨를 이원화된 시스템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양구지역 돈분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감한 정부 지원과 함께 통합관리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돈분 악취 문제 해결이 지역의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은 물론 결과적으로 지역발전을 견인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은복 ri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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