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웅의 풍수유람'을 다시 시작하며

3년 6개 월여 만에 강원도민일보 독자님들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그간 필자는 소위 을 정립하였으니, 1500년 풍수역사에 새로운 기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왕이 붕어(崩御)하면 최고의 지사(地師)가 능묘(陵墓)를 소점(所點, 묫자리를 정하는 일)했는데, 왕조는 발전은커녕 쇠락하고 심지어 망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당대 최고의 풍수가들이 동원됐는데 말입니다. 오랜 기간 풍수계에는 수 많은 이론과 전적(典籍)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잘 맞지 않아 대중들에게 외면을 당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풍수의 본질인 기(氣)의 문제를 도외시한 채 지엽말단의 이론이 난무하였기 때문입니다.

풍수가 최창조 선생은 이렇게 갈파한 적이 있습니다.

“풍수에서는 지기를 감지할 줄 아는 것, 즉 기감(氣感)이 가장 중요하며 또한 기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기감만 된다면 풍수의 그토록 난해하기 이를데 없는 이론들도 필요가 없다.”

필자가 정립한 맥로이론은 기(氣)의 흐름인 맥로(脈路)의 행지(行止· 가고 멈춤)를 읽어내어 길흉의 경계를 파악하고 명당을 짚어내는 것입니다.

2012년 4월, 우리나라의 화장률이 90%를 넘었습니다. 납골묘가 장묘문화의 대세가 되면서 전통풍수는 설 자리를 잃게되었지만, 맥로이론은 공원묘원이나 납골당 안에서도 명당과 흉지를 구분할 수 있는 21세기에 적합한 이론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풍수간산기는 필자의 맥로이론에 의하여 전개할 것이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때마다 해당하는 맥로이론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할 것입니다. 필자의 설명을 따라 오다 보면 풍수의 본질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속적인 성원을 바랍니다.



① 퇴직금 논란의 주인공, 곽상도 선영

서른 한 살 젊은이가 50억원 퇴직금을 수령한 것이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화천대유에 입사하여 5년 10개월 근무하고 받은 퇴직금의 액수가 서민들과 젊은이들의 가슴에 깊은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부친 곽상도는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2년 전에 곽상도 의원 선영을 간산 한 적이 있었다. 본인의 운명에 많은 풍수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님 묘소인데, 곽상도는 부모님을 흉지에 모셨다. 그래서 그의 정치역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국민적 비난을 받는 후폭풍이 일어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세상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발생하면, 그 당사자의 선영이 궁금해지는 것이 풍객(風客)의 본능이다. 곽상도 선영을 다시 찾아갔다.

▲ 곽상도 의원 선영. 고령군 고탄리 소재.
▲ 곽상도 의원 선영. 고령군 고탄리 소재.

묘역 하단에는 전에는 없었던 납골묘가 눈에 들어왔다.

▲ 곽상도 부인 납골묘.
▲ 곽상도 부인 납골묘.

확인해 보니 금년 5월에 별세한 부인의 묘소다. 남편 곽상도와 아들 곽병채의 이름이 보였다.

묘역의 최대 흉인 17회절 흉에 걸렸다. 50억 퇴직금 문제가 이 묘주(墓主)의 아들을 매개로 불거진 것이 우연은 아니었다.

▲ 위성지도에 표시한 묘소들.
▲ 위성지도에 표시한 묘소들.

1. 고조부 2. 조부 3. 조모 4. 백부모 5. 부모 6. 부인 묘소 순(順)이다.

▲ 고조부 묘소.
▲ 고조부 묘소.

4회절 묘소로 조모 묘소의 여기(餘氣)에 자리한다. 4회절이면 후손들이 유족한 생활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풍수파워이다.

▲ 조부 묘소.
▲ 조부 묘소.

이 묘소 또한 하단에 있는 조모 묘소의 여기(餘氣)에 모셨으나 8회절 명당으로 곽상도 현달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 조모 함안조씨 묘소.
▲ 조모 함안조씨 묘소.

9회절 명당의 핵심에 자리하니, 곽상도의 혈달에 결정적인 풍수적 뒷심이 되었다.조부모는 형제를 두었는데, 곽상도의 부친은 둘째 아들이다.

▲ 백부모 묘소.
▲ 백부모 묘소.

11회절 명당의 핵심에 잘 모셨으나, 곽상도에게 준 풍수적 영향은 미미하다 할 것이다. 풍수의 동기감응(同氣感應) 논리는 직계 자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나 숙질(叔姪)사이에도 풍수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곽상도의 형님은 백부에게 출계(出系)했다.

▲ 부모 묘소.
▲ 부모 묘소.

부친은 11회절 흉, 모친은 15회절 흉에 걸렸다. 곽상도 형제들의 인생에 어려움을 주는 흉지에 모셨다.

▲ 조부 묘소 뒤에서 찍은 선영의 후경.
▲ 조부 묘소 뒤에서 찍은 선영의 후경.

이 묘역으로 진입하는 맥로는 전면의 멀리 보이는 조산(朝山) 뒤에서 출발한 것이다.

@ 전통풍수에서는 기의 흐름은 높은 산이나 뒷산에서 낮은 곳이나 앞산으로 흐른다고 생각한다.이런 관념은 신경준의 를 인용한 것인데, 산경표는 조선의 산맥체계를 정리한 인문학적 서물(書物)이지 결코 풍수서적이 아니다.명당으로 진입하는 기의 흐름인 맥로의 방향은 360도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다. 예컨대, 낮은 산(또는 앞산)에서 높은 곳으로, 또는 좌·우로도 흐른다

맥로로 살펴본 곽상도 선영은 아래와 같다.

▲ 맥로도
▲ 맥로도

이 묘역에는 붉은 색으로 표시한 맥로가 3개 들어와서 각기 혈을 맺는다. 주혈(主穴)인 17회절 대명당은 놓치고 말았고, 차혈(次穴)에는 백부모 묘소를 모셨고, 차차혈에는 조모를 모셨다.

조부와 고조 묘소는 조모 묘소에 혈을 맺고 남은 기운인 여기(餘氣)에 해당하는 곳에 모셨다.

곽상도 부모 묘소는 붉은 선으로 표시한 맥로의 배(背)에 해당하는 곳이다. 풍수에서 면(面)은 감싸 안는 쪽으로 명당이 될 수 있는 곳이고, 배(背)란 등을 보이며 외면한 모습이니 흉지에

명당에는 등급이 있듯이 흉지 또한 그렇다.

곽상도 부친 묘소는 11회절 흉, 모친은 15회절 흉이고, 부인은 묘역의 주혈인 17회절 명당에 상응하는 17회절 흉에 해당한다. 나중에 모신 3개의 묘소가 작동하는 영향력이 훨씬 강한 곳이다.

차기 대구시장을 꿈꿨던 곽상도, 그의 정치적 꿈은 여기에서 멈췄으나 본인과 후손들에게 닥칠 난관은 계속될 것이라는 풍수적 판단이다.

@ 맥로란 기(氣)가 어떤 지점에서 출발, 진행하다가 멈춰서 혈을 맺는 지점까지의 기의 흐름을 말한다.

@ 회절이란 명당으로 들어오는 맥로는 출발 지점에서 곧장 혈처(명당)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단락을 맺으면서 진입하는데, 이 단락의 횟수를 회절(回折)이라 부른다.

▲ 맥로의 회절수
▲ 맥로의 회절수

맥로의 모양은 크게 직선과 곡선이 있는데, 위 도표 1,2,3,4는 회절수를 표시한 것으로, 회절수가 늘어날수록 단락의 간격(범위)은 배가(倍加)된다.


[손건웅(孫健雄) 풍수유람가]
-춘천고등학교·강원대학교 졸업
-풍수가 수강(秀崗)문하에서 15년 사사
-네이버카페 ‘백봉풍수유람’
-유튜브채널 ‘백봉풍수유람’
-저서 ‘인생승부 명당에서 정해진다’ 외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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