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인영 통일부 장관
남북 통신연락선 안정적 운영
비핵화·제재완화 상응조치 이행
영상회담 체계로 남북관계 개선
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추진 기원
평화의 길·통일걷기 2030 참여 도모
한반도 평화 견인 적극 지원할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평화는 삶이다.평화는 경제이고,생명이다”라며 “전 세계 유일분단도,강원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명실상부하게 지자체가 남북협력사업의 주체가 되는 시대가 확고하게 열렸다.당연히 강원도가 1번에 있다”며 평화통일 시대 강원도의 역할론에 힘을 실었다.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낸 강원도는 평화의 역사를 시작한 개척자,창조자”라며 “한반도 비핵화 진전시 DMZ를 남과 북,국제사회가 함께 하는 국제평화지대로 확대·발전시켜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는 토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16일 강원도청에서 이뤄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강원도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도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강원도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도겸

-남북평화 시대,전 세계 유일분단도 강원도의 역할론은.

“해마다 여름에 DMZ 길을 걸으면서 ‘강원도가 평화면 한반도가 평화이고,강원도가 통일되면 한반도가 통일되겠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강원도가 맨 앞에 서서 평화의 길을 내고,통일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창조자,개척자로서 역할을 해 역사를 바꿨으면 한다.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는 강원도가 가장 앞장선 창조자,개척자로서 나서는 것 말이다.강원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 냈다.평화올림픽은 온전히 강원도민들이 한 덩어리가 돼 열망과 온정,의지를 다 쏟아부은 것이다.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강원도는 이미 개척자,창조자로서 평화의 역사를 시작했다.”

-남북 통신선이 복원됐다.현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 및 대응방향은.

“통신연락선 복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미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제가 취임한 시기는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직후로,남북간 상시적 대화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였다.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한다.남북대화를 재개하고 기존 합의들을 실천해 다시한번 ‘남북의 시간’을 만들어 나갈 시기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북핵문제 해법 등 북미관계 전망은.

“바이든 정부는 4월 말 대북정책 발표를 통해 ‘조정된 실용적 접근법’을 제시했다.‘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하며,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명확히 표명했다.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한미는 긴밀한 조율과 협력을 통해 남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해 왔다고 본다.비핵화 협상의 해법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분명히 하고,상호 신뢰에 기반해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 등 상응 조치를 단계적·동시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데 있다.”

-현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추진 로드맵은.

“우선 연락채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비대면 남북 대화를 위한 영상회담 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 등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이 안정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가능하다면 고위급회담까지 추진해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남북간 대화·협력이 진전된 토대 위에서,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러 낸다면 한반도가 평화의 사이클로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코로나19 대응에서부터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트고,이후 보건의료,기후환경,재해재난 및 민생 분야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이산가족 화상상봉은 남북 당국간 합의사항이자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식이다.북한이 호응한다면 즉각 협력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올해 8월 국내 화상상봉장 7개를 추가로 증설,현재 총 20개의 화상상봉 인프라가 구축됐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전망은.

“2024 대회가 ‘제2의 평창의 기적’,평화 올림픽으로 성대하게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다만,현재까지 개최방식에 대해 확정된 사안은 없으나 남북관계 개선 시,유관기관 및 조직위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남북 간 스포츠를 통한 화해·협력 진전의 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강원도민들께서 힘과 의지를 모아주시길 바란다.”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통일부 폐지론’에 대한 입장은.

“통일부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남북간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앞당기기 위해 존속되는 것이 마땅하다.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통일부를 폐지하자는 것은 ‘통일을 안하려고 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

-대북전단 살포,탈북민 단체의 쌀을 담은 페트병 띄우기 등으로 주민불안,환경오염 등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문제와 직결된 현안에 대해 통일부 차원의 대응책은.

“접경지역 113만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고,남북간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다.정부는 경찰·지자체 등 유관기관간 긴밀히 협력,접경지역 국민의 생명·안전보호라는 개정 취지에 맞게 남북관계발전법을 엄정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다.”

-통일부가 지향하는 남북관계 발전안은.

“DMZ·접경지역에서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한편,우리측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을 중심으로 남북간 협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난해부터 DMZ 및 한강하구 우리측 지역에 대한 역사·문화·환경·생태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다.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판문점-개성 평화협력지구 구상 구체화 △DMZ 지뢰제거 협력 등 과제를 중심으로 남북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다.또,DMZ 평화의 길과 판문점 JSA 견학코스 확대,DMZ 평화문화공간조성 등과 DMZ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법·제도적 기반 구축도 추진 중이다.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진전시 DMZ를 남과 북,국제사회가 함께하는 국제평화지대로 확대·발전시켜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는 토대로 만들어 나가겠다.”

-2030세대의 평화 현장체험을 위해 통일부가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통일리더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올해부터는 분단과 평화가 공존하는 접경지역을 2030세대들이 직접 체험,통일의지를 함양할 수 있도록 DMZ 평화의 길,통일걷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민통선 이북 DMZ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동서횡단 및 지역별(고성∼강화,총 9개 시·군) 구간 노선 등이다.통일걷기 노선 일대에 편의시설(숙소·화장실·휴게시설) 등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하고,DMZ 평화·역사·생태 체험프로그램과 연계한 걷기 체험 등을 통해 평화·통일 운동을 활성화 해 나갈 것이다.특히 진부령∼향로봉 구간은 평화의 길,통일걷기 노선과 연계된만큼 보다 많은 국민과 2030세대가 동 구간을 방문할 수 있도록 강원도와 협력하겠다.”

-통일부가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을 개정,남북 인도협력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했는데.

“지자체가 대북지원사업의 책임있는 주체로서 인도적 협력,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명실상부하게 지자체가 남북협력사업의 주체가 되는 시대는 확고하게 열렸다.당연히 강원도는 1번에 있는 것 아닌가.(웃음)”

-평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평화는 삶이다.평화를 통해 우리 삶의 무대가 더 커지고 확장될 수 있다.그런 면에서 평화가 밥이고,평화가 경제이고,평화가 생명이라고 생각한다.평화는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자리잡아야 되는 것이지 나중으로 놔둔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는 아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견해는.

“남과 북이 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감에 있어 강원도가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이런 특색을 반영한 지역발전 구상이다.강원도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강원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

-끊어진 남북철도,동해북부선 철도사업 공정이 본격화됐다.

“동해북부선은 한반도철도망(TKR)과 대륙철도망(TSR) 완성의 토대로써 한반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교통·물류·에너지 협력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동서횡단 철도망이 결합되면 물류 개선과 산업단지 활성화 및 관광산업 촉진 등의 폭넓은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이다.그간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에서 전개한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枕木)’ 운동이 남북철도 연결과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로 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일부 의원들이 동해북부선 사업 추진 중지를 요구했는데.

“철도와 도로가 놓여 평화를 만들고,그것을 통해 공동 번영으로 간다라고 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이 사업을 ‘정쟁의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눈’으로 봐야한다.”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은.

“금강산관광 정상화는 남북 정상간 합의사항으로 정부는 이를 적극 이행해 나갈 것이다.인도적 측면에서 이산가족·실향민부터 개별방문을 시작하고,이산가족면회소 등 관련 시설의 개보수를 추진할 계획이다.여건이 마련된다면 본격적인 관광 재개는 물론 금강산 관광지구를 발전적으로 재개발하고,설악∼금강∼원산을 잇는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도 가능할 것이다.남북관계 진전은 물론 강원도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관광 재개가 시급히 필요한 만큼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강원도민들께 한 말씀.

“강원도만큼 ‘평화’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싶다.남과 북이 같은 명칭을 쓰는 세계 유일의 분단도이고,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곳이다.2018년 평화의 시작을 알린 ‘평창 평화올림픽’,일상에서 평화를 느낄 수 있는 ‘DMZ 평화의 길’ 등 강원도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평화가 생각난다.남북 교류협력의 중심인 강원도의 다양한 노력을 정부가 다각도로 뒷받침하겠다.강원도민들께서도 남과 북의 강원도민들이 서로 어울리고,화합하는 한반도 미래로 가는 길에 함께 해주시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시기를 바란다.” 박지은

▶인터뷰 전문 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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