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호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김규호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알펜시아 리조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산물이자 애물단지이다. 김진선 지사 시절 동계올림픽 재수, 삼수과정에 설계돼 만들어져 올림픽 유치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알펜시아는 건립과 동시에 매각이 추진돼 지금까지 왔다. 그만큼 강원도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알펜시아를 팔고나니 국민의 힘과 시민단체 일부에서 헐값매각과 입찰담합을 주장하며 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압박한다. ‘화천대유 사건’을 견줘 ‘알펜시아의 몸통이 최문순’이라고 공격하는 안타까운 모습까지도 보인다.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강원도개발공사를 소관하며 알펜시아 매각과정을 3년 넘게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몇마디 하고자 한다. 우선 필자는 의회에서도 본전생각 하지 말고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주장해 왔다.

알펜시아 건립에 1조6000억원이 들어갔으니 7115억원은 헐값이란 얘기인가? 알펜시아 조성비가 1조6000억원인데 우선 이번 매각대상에서 제외된 것들을 살펴보면 기분양 돼 소유권이 이전된 상품들이 4861억원, 올림픽시설 1451억원, IBC토지 442억원, 감가상각비 1589억원, 이렇게만 해도 8343억원이 빠진다. 입찰을 시작할 때 장부가격이 9500억원이었다.

그동안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다 실패하고, 국내를 대상으로 하는 네 차례에 걸친 공개입찰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20%가 할인이 됐고, 다시 수의계약에 나섰으나 이도 실패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시장논리에 맡겨진다. 투자한 금액이 많더라도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그 금액을 다 받을 수가 없다. 알펜시아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본전 생각하다 시기를 놓쳤다. 헐값매각 소리 안 들으려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은 것이 얼마인가. 그간 알펜시아의 적자누적액과 이자를 합하면 무려 6300억여원이 증발했다. 그리고 시장에서 평가하는 금액이 적게는 2000억원대이고 많아야 6000억원이라고 했다. 다행히 여섯 차례의 공개입찰과 수의계약 끝에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규정을 찾아 10% 추가할인과 함께 또 다시 공정성을 가져가기 위해 공개입찰을 했다. 여기에서 7115억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그야말로 선방을 한 것이다.

앞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조사에 맡겨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담합신고와 관련해선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시스템으로 공개경쟁입찰(최고가낙찰)에 따라 담합이 가능하지 않고, 다만 KH그룹 간의 담합여부는 고발이 이뤄진 만큼 경찰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만일 강원도의 특혜를 위한 입찰담합을 용인했다면 그 동안 매수에 나섰던 많은 기업들이 지금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겠는가? 모두에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었다는 방증 아닌가?

비난에 나서는 사람들은 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주장한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에 의거 입찰계약진행 중인 입찰관련 자료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법으로 안 된다는데 공직자들이 공개를 하겠는가? 왜 법으로 안 된다는데 공개 안한다고 비난을 퍼붓는지도 모르겠다. 하도 말이 많으니 필자도 계약서가 궁금하다. 하지만 법으로 안 된다는데 소관 상임위원회 의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년 강원도개발공사의 운영손실이 350억 이상이고 알펜시아의 운영적자와 이자, 그리고 감가상각에 의한 재산손실을 감안하면 알펜시아 매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이제는 헐값매각 논란 말고 알펜시아의 새로운 출발을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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