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소리다. 사람들은 말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통의 수단이자,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시대를 막론하고 말만큼 삶과 밀착된 것도 없을 것이다. 울음소리나 동작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동물도 있지만, 말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인류가 유일하다.

한편 말은 긍정적인 작용도 하지만, 그 말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한 말은 주워 담지 못한다고 했다. ‘혀 아래 도끼가 들었다’든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면서 말의 조심성을 강조하는 속담도 있다. 오죽하면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고 하지 않던가.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시대에도 말의 위력은 여전하다. 발 없는 말이 하룻밤에 천리를 가듯, 대면하지 않더라도 SNS를 통한 소통은 시간과 공간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

말 중에서 말머리는 이야기를 시작할 때의 첫마디를 이른다. 칭찬을 할 때나 사과를 할 때, 어떤 목적을 갖고 협의를 진행할 때를 막론하고 말머리는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전체 내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일종의 초두효과다. 우리가 양해를 구할 때 ‘미안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거나 ‘장담하건대…’하면서 상대에게 믿음을 주려는 말들이 그것이다. 돈을 빌릴 때도 ‘언제까지 꼭 갚을테니까…’전제하면서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말꼬리는 주로 트집을 잡는 경우에 사용한다. 대화의 본질은 외면한 채 사소한 것을 꼬투리 잡아 말을 하는 경우다. 요즘 대선 정국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말꼬리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상대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것과 함께 특유의 말꼬리 잡기 때문에 국민은 늘 피곤하다. 후보들의 도덕성 검증을 명분으로 말꼬리에 말꼬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국민은 후보자의 정책비전과 역량을 확인하는 말머리가 보고 싶은데, 정치권은 그저 말꼬리 잡기식 말싸움뿐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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