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작가 11명 참여 ‘산과함께’ 21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전시
제주 개별 답사 토대 대작 제작
양 지역 자연과 삶 30여점으로

▲ 김대영 작 ‘만추의 용화산’
▲ 김대영 작 ‘만추의 용화산’
세계유일 분단도인 강원도와 대한민국 끝인 제주도를 잇는 전시가 춘천에서 개막했다.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단체 ‘산과함께’의 기획전이 국립춘천박물관 신관 열린전시실에서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가 11명으로 구성된 산과함께(회장 황효창)는 기획전을 통해 우리 삶에 화두를 던져왔다.민족 역사관을 토대로 답사·세미나·연구를 병행하면서 국정농단,일본 무역보복 조치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아름다움만을 표현하는 순수미술에 머물지 않고 예술의 본질을 질문한 후 그 답을 내놓는 예술활동이었다.

올해는 ‘지역’을 들여다본다.위드코로나 시대의 예술에서는 수도권,세계화의 시대가 아닌 ‘지역’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 바탕이다.각자 삶의 근거가 되는 ‘지역’을 다시 주목하자는 것인데 강원과 제주를 잇는 전시 기획도 여기에서 시작됐다.‘백두대간 한라산을 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백두대간에 뿌리를 둔 강원작가들이 제주 답사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어떻게 작품의 지평을 넓혔는지 볼 수 있다.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녔지만 역사적 비극인 제주 4·3사건,강정마을 해군기지,오버투어리즘 등 사회문제 역시 곳곳에 서려있는 제주를 담았다.코로나19 여파로 단체 답사는 취소됐지만 개인별로 제주를 방문한 후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한 대규모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 권용택 작 ‘구럼비 바위’
▲ 권용택 작 ‘구럼비 바위’
▲ 권용택 작‘오대산’
▲ 권용택 작‘오대산’
평창에서 활동중인 권용택 작가는 평창과 제주의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의 절경이 작품이 됐다.작품 ‘오대산’을 보면 화폭 중앙에 위치한 흰금강초롱꽃 뒤편으로 오대산 상원사 문수보살상의 그림자가 비치도록 했다.이를 중심으로 봄부터 겨울까지 오대산의 사계절을 볼 수 있다.이처럼 오대산 줄기에서 20년 이상 작업한 권 작가는 백두대간의 역사와 생태를 담아내 온 예술적 시선을 제주로 옮겼다.제주 4·3 사건 유적지인 다랑쉬 동굴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이뤄졌던 구럼비바위 발파 현장 등이다.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갈등의 역사가 자연에 기록된 듯 지역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 김종숙 작 ‘양양장’
▲ 김종숙 작 ‘양양장’
▲ 임근우 작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중도생태계’
▲ 임근우 작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중도생태계’
2019년 산불을 이겨내고 화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종숙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속초 앞바다,어판장 등 어민들의 삶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거친 마티에르(질감)와 특유의 색채가 속초바다의 매서운 바람과 물살을 연상시킨다.또 인형작가 황효창 작가와 광주 5·18 50주년 기념전에 대형작업을 전시했던 화천의 길종갑 작가,‘중도’의 선사유적을 주제로 춘천의 정체성을 묻는 작업을 해온 임근우 작가 등이 참여한다.강렬한 점묘로 강원의 풍경을 재현하는 김대영 작가와 서숙희·신대엽 작가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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