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4만6000명 운집시킨 밤문화 매력 적극 활용해야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난 ‘강릉문화재야행’이 지난 토요일 밤 하루에만 2만여명이 몰리며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강릉문화원은 일찌감치 비행기 탑승권 디자인의 초대장을 발송하며 설렘을 유발하더니 탄탄하게 준비한 ‘8야(夜)’ 프로그램으로 3일간 4만6000명이 찾는 보기 드문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밤만 되면 적막강산이었던 이 일대 구도심 상가 점포도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인파가 몰린 덕분도 있으나 야행 미션 완료자에 제공한 3000원 할인 별쿠폰이 경제효과를 발휘한 것입니다.

토요일엔 외지 관광객이 몰렸으나 앞서 목·금요일엔 가족, 연인끼리 시민들이 많이 찾음으로써 문화, 관광, 경제 일석삼조 효과를 냈다는 평가입니다. 5만명 가깝게 운집했는데도 방역에 빈틈이 없었습니다. 드론 방역과 시간대별 5000명 제한 입장 등 이삼중 관리는 기본이고, 방역봉사단은 전통 의녀복식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방역스티커도 알록달록 캐릭터여서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음식으로 치자면 갖가지 고명에 색깔이 곱고, 맛도 좋으며 함께 먹는 사람들도 즐거운 식탁이니 젓가락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릉문화재야행을 전국에서 믿고 보게 된 것은 강릉문화원의 운영력, 전문성, 창의성이 검증된 덕분입니다. 문화재에 대한 월등한 이해와 소통력으로 맛깔나게 버무려내는 솜씨가 탁월합니다. 기이한 포토존과 조명등으로 전통건축물과 정원 공간을 입체화하고, 야사·야설·야로·야화 등 프로그램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내년 공모 연속 선정 7년차고 2017년과 2019년에는 전국 최우수로 뽑힌 강릉 대표문화상품인데 3일 개최라니 많이 아쉽습니다.

어느 도시건 낮 경관은 비슷비슷하나 밤 경관과 밤 문화에서 뚜렷한 차이와 개성을 드러냅니다. 관광산업으로 경쟁을 벌이는 도시일수록 밤 문화는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심심하고 밍밍한 밤을 보내야하는 곳에서 숙박하지 않습니다. 강릉문화재야행은 특색있는 지역밤문화의 비전을 제시하고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경기 수원시는 수원화성 야행을 연중 운영하고 있어 대비됩니다. 강릉문화원은 문화재활용팀을 설치해 시대 감성에 맞는 창안에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청년 문화인력이 상당수 포진해 있습니다.국가급 문화재가 밤의 감성으로 빛나도록 강릉시의 전향적 인식 전환을 촉구하며 청년 문화인력에 인색하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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