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위기탈출 지렛대로
화천군, 교육지원 정책 선택
아이 기르기 좋은 화천 만들기
확고부동 군정 최우선 순위
학부모·학생 맞춤 교육 지원
교육·보육 정책 만족도 최상

화천군은 저출산의 근본 대책인 교육지원와 육아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쏟기로 하고 군정의 초점을 여기에 맞췄다. 사진은 지역 학생 해외 베낭연수프로그램.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화천군은 인구 2만5000명이 채 되지 않는 초미니 지자체 중 하나다.접경지역이라는 특성 상 각종 개발 사업이 어렵고 다중규제로 기업이 들어서기 여의치 않은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의 여파에 국방개혁 2.0으로 인한 군장병 감소 위기까지 겹쳤지만,화천군은 이 엄중한 난관을 헤쳐나갈 지렛대로 강력한 교육·보육 지원정책을 선택했다.대형 개발사업 시기는 다소 늦추더라도,인재부터 우선 키우겠다는 화천군의 선택과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 정책을 자세히 소개한다.

화천군은 지역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지급했다

■ 접경지역 문제해결 실마리, 교육·보육에서 찾다

인구 2만5000여명에 불과한 화천군은 민선 6기에 이어 현재까지 8년째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를 확고부동한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재선의 최문순 화천군수가 2014년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추진한 업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교육복지과를 신설한 것이었다.화천군이 이 문제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인구 유출의 주된 원인이 열악한 교육복지와 육아 환경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화천에 직장을 둔 사람들은 아이 교육을 이유로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을 했고,보육과 육아,경력단절 등의 이유로 화천에서 아이를 낳고 도시로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화천군은 저출산의 근본 대책인 교육지원과 육아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쏟기로 하고 군정의 초점을 여기에 맞췄다.일회성 출산 장려금 같은 재정지원보다는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화천군은 지역 학생들의 진로와 체험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수의사 진로체험 교육.

■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 중장기 로드맵 구축

이를 위해 화천군은 교육비 지원,공교육 지원,글로벌 인재육성,인프라 구축,문화 환경 개선 등 5개 분야에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세부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2015년 12월10일 교육복지과 신설,2017년 7월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지원조례를 제정했다.먼저 교육비 분야를 살펴보면,대학생 학자지원금과 거주공간 비용,세계 100대 대학 유학비,고교 수업료 전액 등이 지원되고 있다.글로벌 인재육성 분야에서는 키즈영어 및 초등영어 아카데미,중국어 아카데미,모든 학교 원어민 교사 배치,중학생 캐나다 어학연수와 청소년 해외 배낭연수 등 해외연수 기회 확대정책이 이제 완전히 정착했다.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의료원 셔틀버스,사내 청소년 문화의 집,어린이 도서관,화천학습센터,사내도서관,장난감 대여소(화천/사내),키즈놀이센터 건립이 완료됐으며,143억원이 투입되는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내년 상반기 화천읍에서 문을 연다.

문화 환경 개선 분야에서는 사내종합문화센터와 간동종합문화센터,사내실내수영장,작은 영화관 등이 준공된 바 있으며,사내체육관 건립도 막바지 단계다.

■ 엄마 뱃속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누리는 화천형 교육·보육지원

화천군은 정부와 군이 시행 중인 120여 개 교육·복지 서비스를 군민들이 잘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가이드북을 제작했다.가이드북은 생애 단계별,분야별로 명료하게 정리돼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책에서는 결혼·임신·출산기,영·유아기,아동·청소년기,청년기,전 생애 등 5단계로 서비스를 구분하고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내년 화천군이 운영을 앞둔 복합커뮤니티센터다.총사업비 178억원이 투입돼 내년 3월경 운영 예정인 화천복합커뮤니티센터는 전국 최초의 지자체 직접 보육센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화천군이 추진하는 직접 돌봄 서비스는 아이의 하교 직후부터 부모가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올 때까지 유지된다.부모 사정 상 보육센터에 오기 어려운 경우 전용 셔틀버스가 아이의 집 앞까지 안전한 귀가를 돕는다.사실상의 ‘종일 돌봄’인 셈이다.

화천군은 지역 학생들을 위안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화천학습관.

■ 전국 유일의 대학 등록금 전액과 거주비 지원 제도 

무엇보다 지역 출신 대학생을 위한 화천군의 지원은 전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파격적이다.

군은 화천군 인재육성재단을 설립하고,기금을 출연해 지난 2018년부터 자녀 대학 등록금 실 납입액 전액과 거주공간 지원금 월 최대 50만원 한도 내 전액 지급 제도를 전격적으로 도입했다.부모가 3년 이상 화천에 거주 중이면,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등록금 지원액에 한도를 두지 않고,부모의 소득분위 등에 상관없이 실제 납부 등록금의 100%를 지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화천군이 유일하다.

실제 2021년 1학기의 경우 모두 496명의 지역인재에게 학자지원금 9억7461만원이 지급됐다.또 404명에게는 6억6057만원의 거주공간 지원금을 지급했다.

■ 인재육성, 지역의 미래 위한 투자

화천군의 맞춤형 교육·보육지원 정책의 근간을 지탱하는 것은 잘 키운 지역인재가 화천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다리를 놓고 길을 닦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내세우기 딱 좋은 사업이다.하지만 화천군은 최소 10년 이상은 흘러야 효과가 기대되는 인재육성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배우는 것은 무엇보다 시기가 중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에서다.화천군은 연간 약 558억원을 교육복지 관련 예산으로 편성했다.재정자립도 10%가 채 되지 않는,인구 2만5000명에 불과한 작은 지자체에게는 적지 않는 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화천군은 행사성 경비,일회성 소모 예산 등을 매년 줄여 나가며 교육복지 투자와 화천군 인재육성재단 출연금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화천군의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정책은 이제 도입 초기단계를 넘어 지속발전이 가능한 성숙단계에 이르고 있다.모든 지원과 사업은 정해진 조례와 잘 짜인 시스템 안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고,피드백까지 자연스럽게 순환되고 있다. 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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