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기 헤진 목도리에서

네 머리결 내음이 난다

문문한 비누향

언제부턴가 낯선 길을 걸을 때면

너에게 코를 박는 버릇이 생겼다

그럴 때면 너는 나와 같이 걷는다

너를 어깨에 겯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다

서름서름한 길이 다정해진다

낡은 목도리는 어느새 너와 나의 공간이 된다

뉘엿한 저녁노을색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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