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시대,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나이에 따라 가지는 감정이나 가치관 등에서 차이를 느낄 때 ‘세대차이가 있다’고 한다. 세대차이는 곧 생물학적 연령의 차이를 반영한다. 지금은 50~60대가 됐지만, 1990년부터 30대가 된 80년대 학번의 60년대생들이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전면에 등장한 ‘386세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젊은시절 권위주의에 저항하고 민주화를 이룬 주역이기도 하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출생한 집단을 세대로 묶어서 정치,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에 대한 입장이 비슷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를 사회적 출생동기집단이라고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성장환경도 비슷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세대차이 역시 세대별 집단화에 따라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세대차이라는 말은 1960년대 미국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는 뜻으로 처음 사용됐다. 당시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정치적 입장과 문화수용 방식이 달랐다. 이들은 기존 문화에 반항하면서 기성세대와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사회전반에 걸쳐 젊은세대의 영향력 확대를 불러왔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연일 발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른바 ‘세대별 정치적 입장차이’가 뚜렷하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체로 60대 이상층은 보수 후보를, 40~50대는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뚜렷한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2030세대에 대한 정치권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어쩌면 이번 대선은 2030세대에 의해 결정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생물학적 연령의 차이를 반영한 세대차이가 사회에 그대로 작동되지는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공정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지나치게 ‘세대차이’만을 강조해 세대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세대차이의 함정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