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여야 두 대선후보 당 떠나 불호 / 기본소득 인간존재 재정비 차원 찬성 / 능력주의 타파 ‘서열’ 무너져야
1세대 청년정책 펼치는 대통령 뽑고파 / 기본소득보다 일자리 확대를 / ‘특권’ 내려놓아야 공정한 사회 가능

‘민지야’ 같은 청춘마케팅 하지 마라, ‘내 몫’ 할 수 있는 사회돼야

강원도민일보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강원도 춘천에 사는 2030세대와 70대 각 6명과 서로 다른 자리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1942년생부터 2001년생까지 80년의 세대 차이를 뛰어넘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질문은 통일했다.대선과 지선을 앞둔 시기 정치권에 대한 생각과 요즘 화두인 ‘공정’의 의미를 비롯, 기본소득과 연금,부동산 등 경제현안,남북통일,저출산·고령화,지역발전 등에 대해 물었다.좌담 내용을 나눠 싣는다.

(사진 왼쪽부터)△김진영(29·프리랜서 강사) △김한별(21·강원대 심리학과 2년·춘천시 청년청 위원) △유근수(35·무직) △장희연(27·프리랜서 작가) △진우엽(23·강원대 정치외교학과 휴학) △차윤경(32·초등교사)
(사진 왼쪽부터)△김진영(29·프리랜서 강사) △김한별(21·강원대 심리학과 2년·춘천시 청년청 위원) △유근수(35·무직) △장희연(27·프리랜서 작가) △진우엽(23·강원대 정치외교학과 휴학) △차윤경(32·초등교사)

 ■ 대선

-마음 속 정한 후보가 있나.

△차윤경=“여야 두 후보가 당을 떠나서 싫다. 윤석열 후보 가치관이 저와 다르다.다른 세상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토론과 인터뷰 등 봤는데 단절된 느낌을 받았다.저를 대변할 후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재명 후보는 도지사로는 좋아했는데 대통령은 아닌 것 같다.전체를 대표하기에는 아직은 통합적인 면이 어렵지 않나 한다.”

△장희연=“없다.나온 당의 후보랑 뽑고싶은 당이 일치하지 않는다.”

△김진영=“저 살기 바빠서 신경쓸 여력이 없다.”

△유근수=“좀 더 후보를 알아볼 예정이다.아직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했다.”

△진우엽=“강원도에서만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텐데 강원도에 경제적으로 투자해주는 지역공약을 해주는 후보가 있다면 뽑을 것 같다.”

△김한별=“청년 관련 정책들을 보고 있는데 두 후보 모두 정말 청년이 원하는 것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아직 보여주기식이라는 느낌이다.앞으로의 과정에서 어떻게 소통하는지 지켜보고,내년쯤 마음을 굳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마음이 갈 것 같나. 이런 공약을 하면 뽑아주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김한별=“원하는 공약보다는 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있다.‘청춘 마케팅’이다.두 후보다 ‘민지(젊은층을 가리키는 신조어 MZ세대를 의인화한 표현)야’라고 부르는 것 오버스러워 보인다.적극적인 것은 좋지만 진실로 가까이가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청년이 제일 고민하는 문제.일자리, 창업,연금,주택 등을 겉핥기 식이 아니라 찔러서 해결해 주길 기대한다.두 후보 다 살짝 꼰대 이미지가 있지 않나 싶다.MZ 세대를 정말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돼 있는 후보를 원한다.”

△차윤경=“가장 인상깊게 본 다른 나라 정책이 베를린에서 부동산 국유화에 대해 투표한 것이다.우리도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부동산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이는 ‘주거권’의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다.보편적 권리냐,아니면 개인에 따라 더 가지고 덜 가지고 할 수 있는 재산 개념이냐.그런 개념에 대한 고민까지 닿을 수 있는 정책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부동산 가격 자체를 애매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이 개념이 정확지 않다 보니 국민들은 우선 내집부터 갖고보자 하는 것이다.”

■ 기본소득 논란

-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은?

△김진영=“반대에 가깝다.처음 개념을 알게 됐을 때는 찬성했고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시점에 생각해보니 과연 정답일까.이것을 한다고 해서 정말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히려 청년들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들고.준다는 것을 거부할 사람은 없지만 옳은지는 모르겠다.”

△차윤경=“이제는 근로소득에만 매이는 시대가 아니다.갈수록 AI 등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인간의 노동총량 자체가 변할 것이다.정부가 그간 사람들에게 일하라고 ‘쪼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부의 재분배 역할에 나설 때다.사회가 이런 제도를 뒷받침할만한 때가 됐다.낙수 경제에 따라가는 노동이 아니라 노동 자체의 가치에 집중하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기도 하다.문제는 재원을 어디에서 충당하느냐다.이재명 후보도 이에 대한 답변을 날카롭게 요구받을 것이다.도입 후 운영이 잘 안됐을 경우 기본소득과 복지정책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장희연=“장기적으로 인간의 노동은 기계에 대체될 것이다.노동과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 자체를 재정비할 문제라는 측면에서 찬성이다.이렇게라도 논의가 시작돼야 진전될 것이다.”

-연금문제도 젊은 세대에 큰 부담이다.

△차윤경=“인구 문제가 시급하다.독일처럼 이주민을 받거나 육아정책에 대한 거대한 전환이 필요하다.실제 육아담당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줘야 한다.가임기 여성지도 같은 뻘짓(?)말고.(인구 문제가)아직 안 급하다고 생각하시나 싶다.”

△장희연=“연금 운영하시는분들 파이팅이다.믿고 있다.인구가 많다고 경제력이 확충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아직은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공정

△차윤경=“운이라는 요소나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회적 배경 없이 이 순간 이 점수 하나로만 평가하는 것이 문제다.마이클샌델이 쓴 능력주의에 대한 책을 보면 미국도 아이비리그 경쟁을 완화할 대안으로 절대 평가만 두고 특정 점수 이상만 통과하면 뽑기로 선발하자는 내용이 나온다.공정에 예민해진다는 것 자체에 주목해 보자.사람들이 예민해지는 이유는 능력주의와 연결된다.서열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학벌 하나가 만능이 되어버리는 것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서열에 금이 가고 줄세우기 대신 다양함을 인정하면 이렇게까지 예민할 필요가 없다.서열이 낮아지면 곧 열등감으로 이어지고 공정이라는 말에 예민해진다.이 단어에 예민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야 하고,그러려면 능력주의부터 타파해야 한다.”

△김진영=“공정에 대한 고민은 ‘운’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생각부터 시작됐다.좋은 곳에 합격한 친구들은 모두 자신이 잘했고 실력이 좋아서라고 한다.그런데 과연 정말 그런가.받는 교육 자체가 다르지 않나.떨어졌다고 해서 열심히 하지 않거나 머리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다.다른 환경과 다른 조건 때문이다.그래서 가장 공정한 것이 ‘뽑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평가 대신 확률에 의존하지 않나.다시 말하면 ‘평가하지 않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라는 생각이다.일정 커트라인만 넘으면 뽑기로 결정하고 기본 지식이라든가 소양을 기반으로 다시 경쟁하면 되는 일이다.평가하지 않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의 기반이다.”

△장희연=“‘공정’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데 정치권과 언론이 마케팅용으로만 쓰는 것 같다.신문을 읽다 보면 ‘누구의 공정’인지는 빠져 있다.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의견들은 대부분 20,30대 주류에 서울에 살고,대학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다.이들이 청년인구의 몇%나 대표할 수 있겠는가.또 어떻게 모두의 공정을 말할 수 있겠는가.”

△김한별=“‘공정’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각자에게 자기가 할 수 있는 몫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처한 환경이자 갖고 있지 않은 자원에 제재 받지 않는 것.각자의 자유가 서로 양립할 수 있는 것이 공정일 것이다.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다.”

(사진 왼쪽부터)(춘천시선배시민 의장단)△박현상(79·전 교장) △김소심(72·전 교사) △김영애(73·전 공직자) △김왕조(73·전 사업가) △박명순(77·가정주부) △최의규(80·전 소방공무원)
(사진 왼쪽부터)(춘천시선배시민 의장단)△박현상(79·전 교장) △김소심(72·전 교사) △김영애(73·전 공직자) △김왕조(73·전 사업가) △박명순(77·가정주부) △최의규(80·전 소방공무원)

새로운 사회 ‘공정’ 의미 달라져야 ‘나때는’ 방식 옳지 않다

■대선

-마음 속 정한 후보가 있나.

△김왕조=“마음이 매번 이쪽 저쪽으로 쏠리고 있다.여야 두 후보 모두에게 많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소문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후보들의 일들이다 보니 뉴스가 나올 때 마다 마음이 바뀐다.”

△박현상=“일반 서민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좋지 않은 전력의 후보들이 있다.한 당의 독주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은데 칼자루는 의원들 스스로 갖고 있다.국민들이 집회를 해서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지방의원들도 요즘 일을 제대로 못하는 측면이 있다.발목만 잡기 보다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마음이 갈 것 같나.이런 공약하면 뽑아주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김영애=“지금 어르신 정책은 노령연금도 없던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청년 정책이 별로 없는 것 같다.결혼도 못하는 청년을 위한 정책을 잘 세우는 후보를 뽑고 싶다.”

△최의규=“연금받는 노인들은 봉사나 일을 하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이 일을 한다는데 굳이 조건을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이들의 역할을 잘 안배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김소심=“기업이 잘 돼야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2030세대를 겨냥하는 후보들이 기업을 괴롭히지 말고 잘 살렸으면 좋겠다.닭갈비집을 갔는데 모두 젊은 남성들이 서빙하고 있었다.여기밖에 일자리가 없을까 싶어 안타까웠다.”

△김왕조=“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해 있다.자전거로 출근하는 스위스 대통령,봉급없이 봉사하는 유럽의 의원들처럼 정치 혁신 차원에서 획기적 공약을 한다면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박명순=“세금 낸 만큼 연금으로 돌려주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구체적으로는 시골에도 체육시설을 평등하게 만들어 줬으면 한다.”

△박현상=“여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우리와 같은 연령대에서 생활 자체가 어려운 분들을 도와줘야 한다.”

■ 기본소득 논란

-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은?

△김영애=“돈이 있나?후세들이 빚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일한 만큼의 보수를 받는 것은 상관 없지만.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이 예전부터 있었다.”

△박현상=“똑같이 나눠주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다.사기업 합하면 나라 빚이 2000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공짜돈 갚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노력한 만큼 받는 것이 우리 사회다.일률하게 나눠주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김왕조=“노동의 대가가 아닌 것을 똑같이 나눠준다면 받아서 쓰긴 하겠지만 속으로는 욕한다.일자리와 연계한 방안이 필요하다.특히 우리나라의 식량안보가 형편없는데 이 점에 착안했으면 좋겠다.도시농업,사회적 농업 등의 관련 교육을 1∼2시간이라도 받은 사람에게 지원해주는 등의 방안이다.근로의 성스러운 가치를 되새길 수 있어야 한다.”

-연금문제도 젊은 세대에 큰 부담이다.

△최의규=“젊은 세대는 부담일 수 있다.한국전쟁부터 가난한 시대에 공직생활을 했다.그때는 시간외 수당이 10원도 없고,새마을운동도 그냥 불려나갔다.무료로 국가를 위해 봉사해왔다.어렵게 살아온 것에 대해 국가가 인센티브를 준다고 생각한다.”

△박현상=“40년간 교직에 있었다.일반 직장 친구들은 공무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다.이자가 16∼18%까지 올라가던 시절이다.33년간 부은 연금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연금재정에서 빚이 많다는 것은 국가기관이 사업을 잘못해서다.”

△김영애=“공무원 연금은 공짜가 아니다.직장생활에 대한 기여금이다.군대도 다녀와서 군대연금도 받고 있다.68년도에 군대를 갔는데 봉급 1500원이었다.회 한 접시가 900원이던 시절이다.자갈치 시장에서 그걸 겨우 나눠먹던 생각이 난다.고생해서 받는 것이지 나라가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다.”

△박명순=“연금정책을 처음 짤 때는 평균 수명이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을 것이다.노령연금 타는 사람의 연령 기준을 높이고,이 돈을 오히려 젊은 사람들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

△김왕조=“연금제도 정책은 표를 얻기 위한 공약으로 짜여지면 안된다.선진국의 연금제도를 참고해서 선거와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 복지를 위해 만들어야 한다.”

■ 공정

-여러분에게 ‘공정’이란 무엇인가.

△최의규= “요즘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는다.이 말이 왜 자주 쓰이겠는가.젊은이들이 ‘공정’이라는 단어에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사회가 변화할수록 공정의 의미도 새롭게 새겨야 한다.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을 없애려면 말과 실천이 다르지 않아야 한다.실천하는 공정이 돼야 한다.이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공정한 기회를 주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이전보다 오히려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공정하려면 모든 삶의 가치가 인정받아야 한다.‘우리 때는 이런 식으로 했다’고 말하는 방식도 옳지 않다.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려면 지도자들이 솔선수범 해야 한다.그들이 공정하다면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고,공정하지 않았을 때는 문제가 생긴다.”

△김왕조=“‘公正’하고 ‘公定’해야 한다.공평하고 바른 길을 공론에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이다.사전적 해석 그대로다.나무위키는 일반인이 해석하는 기록이다.아마 ‘공정’이라는 생각을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일반인의 보편적 가치관 보다 저열하고 치졸한 것이 오늘 날 우리나라의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한다.”

△박현상=“정유라와 조국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형평성과 맞지 않았다.서로 기준점이 같지 않기도 했다.사건의 원인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법 집행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이런 사태들이 국민들의 보편적인 상식선에서 해결되어야 한다.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김영애=“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다.하지만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가진 사람들의 횡포도 심하다.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를 납세액으로 매기는 것도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젊었을 때는 1년 내내 토요일,일요일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어 공정을 고민하기도 어려웠다.하지만 이제는 공정을 말할 수 있는 시기다.위쪽 계층부터 자신의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지역 차원으로도 보면 강원도는 다른 곳에 비해 가진 것이 없어 열악하다.지역간 공정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진행/김여진

정리/한승미·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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