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층간소음으로 인해 발생한 인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부실 대응을 두고 전국이 시끄러웠다.

지난 달 15일 인천시 남구동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지원 요청 등을 위해 현장을 이탈했고,피해자들이 직접 범인을 제압하는 일이 벌어졌다.이에 사건 피해자가 현장 이탈 경찰관들과 해당 관서를 고발하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공론화됐고,현재 경찰은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해당 청원은 게시 5일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서 인천 논현경찰서장은 직위 해제되고,경찰청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더욱이 이번 사건은 여자 경찰이 흉기를 든 범인을 보고 도망쳤다는 피해자의 증언으로 ‘여경 무용론’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젠더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은 명백히 당시 출동 경찰관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부족해 발생한 일이다.단지 그 뿐이다.여자 경찰이 출동해서 벌어진 일은 결코 아니라는 소리다.실제로 모든 여자 경찰이 남자 경찰보다 체력 등 업무 수행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오히려 어떠한 상황에서는 더욱 기지를 발휘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은 채용 후 상황에 따라 적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주기적인 직무 훈련과 현장 업무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일부 현직 경찰들 역시 여경의 문제로 보기보다 전반적인 체력점검과 현장 출동 경찰의 기본 자세,더 나아가 경찰 선발 제도와 운영 등 본질적인 부분들에 대한 내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체력시험 평가 기준을 들 수 있다.성별을 떠나 같은 업무를 하는 경찰이면서도 당장 체력시험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평가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1000m 달리기의 경우 남·여 10점 기준이 각각 230초와 290초인데 여자는 290초에 들어오면 10점이지만,남자는 최하위 점수인 1점을 받게된다.특히 팔굽혀펴기의 경우 여자는 무릎을 대고 시험을 보고 있어 매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자들이다.젠더 갈등으로 인해 해당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고 내부적인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란다.

또한 이번 사건을 비롯해 어떠한 사건,상황이 발생할지라도 결코 ‘여자라서 일어난 일’이 아닐 것이다.성별을 떠나 어떤 이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게 중요한 것 아닐까.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