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문 강릉시의장
강희문 강릉시의장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생활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국민들의 생명은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특히 빈곤층이나 노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했다.감염에 더욱 취약했던 시설의 장애인,요양보호시설의 노인과 돌봄 종사자,열악한 노동조건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수용자,빈곤 계층 등 일상에서 불평등한 위치에 놓여있던 이들은 감염병에 더욱 취약했고,그 피해 역시 컸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을 분석해 봤더니,부유한 지역보다 불법이민자나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사는 지역에서 사망률이 더 높았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있었다.워싱턴포스트가 분석한 원인은 가난한 흑인이나 이민자는 재택근무가 어려운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이들은 미국의 값비싼 의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사망률도 높다.실제로 미국의 한 공장에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공장이 폐쇄되었는데,노동자 대부분이 흑인이나 이민자들이었다.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이다.사회적 약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우리 사회에서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누구든 걸릴 수 있고,이로 인해 금세 사회적 전파가 급증할 수 있어서다.반면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감염병 확산을 막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인권이라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과 우리 사회의 이익,안녕과 직접 관련있는 것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전염이 한창일 때 많은 미국의 마트에서 사재기가 극심하자 바이러스에 취약한 고령자와 임신부 등 노약자만 쇼핑할 수 있는 시간대를 도입했다.긴 줄을 서서 대기하기 힘들고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을 위한 배려였다.선진국이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잘 배려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계층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리 사회에 주어진 몫이다.코로나19 이후에도 감염병의 위기가 반복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문제점들을 해결해나가고,좀 더 나은 대안과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위드코로나를 준비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모두의 생명과 존엄이라는 방향성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더욱 늘어났다고 한다.자치단체들도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긴급지원 사업비를 확대하고,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며,의료격차 해소 등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복지 대상자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제는 사회적 약자와 지역사회 복지시스템 연계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자치단체마다 지역 복지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복지재단’ 설립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이미 몇몇 대도시에는 복지재단이 있지만 아직 대다수 중소도시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복지재단 설립으로 지역특성에 맞는 복지모델 창출 및 복지혁신을 뒷받침하고,지역밀착형 정책연구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복지체계 취약점을 보완하고 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세계경제 규모 10위 국가로 올라섰다.코로나19 팬데믹이 500일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백신접종율 제고 등에 집중했었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주변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계층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질병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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