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박경찬 속초보광병원 이사장
속초 매력 푹 빠져 병원 인수
양질 서비스로 지역발전 목표
취임 후 외부 전문의료진 충원
분야별 장비·시설 개선 전개
산불피해 주민 진료 제공 호평
적자 감안 소아과·산부인과 개설
선별진료소 운영 지역일익 담당
소외계층 무료수술 제공 관심
“의료 나눔 힘 쏟을 계획”

▲ 속초보광병원 박경찬 이사장
▲ 속초보광병원 박경찬 이사장

속초를 비롯한 설악권 유일의 민간종합병원인 속초보광병원. 과거 극심한 재정난으로 부도위기까지 내몰렸던 보광병원이 최근 급격한 성장을 거두며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지역 중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보광병원의 새로운 도약에는 지난 2018년 취임한 박경찬(61) 이사장이 그 중심에 있다.

안동병원 병원장, 양산베데스다병원 병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시사매거진이 선정한 ‘한국 100대 명의’에도 꼽힌 박 이사장은 취임 후 “지역주민들이 신뢰하며 자랑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의료의 질 향상과 지역주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박 이사장이 의사의 꿈을 키운 것은 초교 시절이다. 3학년 당시 얼굴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이 발생했지만 충분한 의료처방을 받지 못하면서 스스로 “의사가 돼 사람들의 아픈 곳을 살피겠다”고 결심했고 이후 공부에 전념한 끝에 경희대 의대에 진학했다.

박 이사장은 “친구와 놀던 중 나무에 찍혀 흉터가 크게 발생했지만 당시 의료 수준에서 성형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또 아홉 형제의 여섯째로 태어난데다 집안도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서비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박 이사장은 안동병원에 20여년간 근무하면서 척추 관련 시술 3000례 이상, 인공관절 수술 2000례 이상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면서 이 분야 권위자로 거듭났다. 보광병원 이사장에 취임한 현재도 한달 평균 120여건의 수술(시술 포함)을 집도하고 있다.

안동과 양산에서 의술을 펼치던 박 이사장이 지난 2018년 속초 보광병원을 인수한 이유는 속초라는 도시의 매력에 푹 빠져서다. 많은 의료재단이 속초의 인구수가 적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보광병원 인수를 포기했지만 박 이사장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 속초를 한층 더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과감히 보광병원 인수를 결정했다.

평소 휴가철에 속초를 자주 방문했었고 ‘노후에 속초에 살고 싶다’고 생각해왔던 박 이사장은 “속초는 산과 바다, 호수 등 자연환경이 너무 좋은 도시라고 생각해왔다”며 “속초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역할을 내가 담당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취임 후 자신의 전공인 정형외과를 비롯해 일반외과, 내과, 신경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외부 전문의료진을 충원해 의료수준을 향상시키고 분야별 장비와 시설 개선을 중점적으로 펼쳤다. 특히 자신과 함께 안동병원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정형외과 전문의 2명을 합류시키며 지역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우수 의료진 수급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 또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승인을 받으며 365일 24시간 연중 무휴 전담의사, 간호사가 상주해 즉각적인 수술과 심야응급 상황대처 능력을 확보했다.

속초보광병원 박경찬 이사장
속초보광병원 박경찬 이사장

무엇보다 박 이사장이 강조한 것은 친절이다. 모든 직원들이 확 달라진 분위기에서 새로운 각오로 환자들에게 친절하고 신속하면서도 정교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에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거의 텅텅 비어 있던 병상이 현재는 입원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빚어졌고 국내 인공관절·척추 수술 분야의 권위자인 박 이사장이 직접 진료를 보는 1정형외과에는 1일 평균 140여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했다.

박 이사장은 “기존 보광병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신뢰가 너무 낮았다. 장비 개선 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믿음을 얻는게 중요하다고 여겼다. 환자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수 있었다. 직원에게도 고객을 미소로 맞이하고 매순간 친절을 담아 감동을 전해 신뢰를 얻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공헌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4월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진료비 감면 및 방문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19에 맞춰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확산방지에 일익을 담당했고 또 재활 및 투석이 필요한 지역민들을 위해 재활의학과, 인공신장실도 개설했으며 특히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지역 종합병원으로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소아과와 산부인과를 개설해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박이사장의 관심은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수술이다. 박 이사장은 “과거 부산에서 근무 당시 지역 내 기업과 지원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줄 수 있었다”며 “속초에서도 기업과 단체 등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준다면 병원과 수술비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부탁했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공익사업 등을 통해 의료법인의 설립 목적에 맞는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추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지역민이 자랑할 수 있는 병원이 되고자 지역사회 활동과 의료나눔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최종 목표는 속초가 보유한 천혜의 자연환경에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접목해 ‘실버 의료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박주석 jooseok@kado.net


■박경찬 이사장은

경희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안동병원에서 정형외과 과장, 진료부장, 병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양산 베데스다병원장을 맡아 100세 이상 초고령 환자에 대한 인공관절수술에 성공하는 등 인공관절 및 척추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2018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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