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은 강원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양고은 강원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20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지난 20여 년 간 빠른 속도로 발병률이 증가하며 갑상선 암에 이어 여성암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서양 여성과 달리, 한국 여성의 경우 45~59세에 가장 많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된 여성 연령표준화암발생률 추이를 보면, 각 암종의 연간 퍼센트 변화율은 모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유방암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유방 병변의 경우 자가검진만으로는 유방질환에 대해 확인하기 쉽지 않다. 특히 1㎝미만의 작은 병변은 만져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양성인지 단순 유선 조직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우므로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장비를 이용한 영상 검사가 필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통해 유방암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여성의 경우에는 지방의 양이 적고 유즙을 만드는 유선조직의 양이 많은 것으로 유방 촬영 검사 시 전반적으로 하얗게 나타나는 치밀유방이 많아 ‘맘모그라피’라고 불리는 X선을 이용한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영상 검사에서 의심스러운 병변이 발견된 경우, 대개는 국소마취 후 총조직검사를 이용한 진단법으로 양성과 악성 병변을 구분할 수 있으나 일부 이러한 시술로 진단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흔히 ‘맘모톰’ 시술로 알려진 진공흡인유방생검술을 이용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 시술은 섬유선종과 같은 양성 유방종양의 제거에도 널리 쓰이고 있는 시술법으로, 전신마취와 입원이 필요한 수술과 달리 국소마취 하에 간단하게 시행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되는 0~2기 환자는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전신 전이가 있는 4기 환자에게서는 34%로 예후가 급격히 나빠진다. 그러므로 유방암의 경우 특히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암종이다. 유방암 치료는 발생 연령, 병기, 암의 병리학적 특성, 환자의 개별 상태 등을 고려하여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치료, 표적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여러 가지 기전을 가진 새로운 약제들에 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어, 유방암으로 진단된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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