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국립공원공단 오대산사무소장
김종식 국립공원공단 오대산사무소장

2021년도 얼마 남지 남았다. 지나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 사업을 구상하는 때다. 지난 2월 1일 오대산국립공원소장으로 부임한 이후 열정 넘치는 직원들, 지역주민, 단체들과 1년간 일했다. 한 해의 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먼저 오대산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 오대산은 1975년 2월 우리나라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하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강원도에서는 설악산에 이어 두 번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오대산이 담고 있는 가치가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 성지이며 공원면적은 326㎢로 전국 3위다. 12만 평에 이르는 람사르 등록 고산 습지가 있으며, 백두산에서 뻗은 백두대간의 중심지역이다. 겨울철 설산등산으로 유명한 계방산은 전국 5위의 높이를 자랑한다. 해발고도는 최저 70m, 최고 1577m로 격차가 1507m다. 전국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큰 고도차이다. 이러한 오대산국립공원의 독특한 자연, 문화, 지리적 특성은 6500종 이상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자, 국보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을 비롯한 문화유산 64점이 만들어진 곳이며 환경 다양성이 풍부한 큰 그릇이다.

2021년 오대산의 주요 성과는 크게 다섯 가지로 쓸 수 있다.

첫째, 오대산의 독특한 가치를 알리는데 노력했다. 넓은 면적에 역사적 명소가 있지만 잊히거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았다.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유산록, 고지도 등 문헌 연구를 통해 신라 보천태자의 ‘신선골’, 한강 발원지 ‘우통수’와 ‘금강연’, 조선왕조실록 보관시설 ‘오대산사고’를 발굴하고, 율곡 이이가 남긴 ‘유청학산기’의 탐방 경로를 탐사해 ‘1569 율곡 유산(遊山)길’을 만들었다. 계방산에는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글씨를 사용해 정상 표지석을 새로 설치했다. 전국 최초로 KTX 진부역에 오대산 국립공원 이름을 병기한 성과도 있었다.

둘째, 자연환경 보호 사업의 구체적 성과가 있었다. 백두대간 생태 경관 우수지역 사유지 15만 평을 매입·원함으로써 35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됐으며, 그동안 출입이 통제되었던 ‘질뫼늪 습지’에 시민참여 ‘람사르습지 탐사대’를 처음 운영했다. 오대산 깃대종이면서 멸종위기종인 긴점박이올빼미 인공둥지 생육 과정이 최초로 확인됐고 역시 멸종위기인 열목어 출현율이 85%에 달하는 등 생태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된 해였다.

셋째, 숲속 문화사업을 통해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6∼11월 주말 월정사 입구 야외 숲길에서 진행된 음악, 사진, 서예, 시, 미술 5색 문화행사를 월정사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제공, 인기가 특히 좋았다. 소금강 야영장에서는 야간 환경 영화 상영, 곤충관찰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족 탐방객 체험 기회를 확대했다.

넷째, 보다 안전한 국립공원으로 가꿨다. 지난해 9월 집중호우 피해를 본 오대천과 소금강 23㎞ 구간에 시설복구를 가을철 이전 완료하면서 항구적 복구되도록 했다. 코로나19 방역기준을 엄격히 준수한 공원 관리를 통해 오대산에서는 단 한건의 감염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섯째, 모든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지역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고자 노력했다. 여러 단체와 협약을 맺어 오대산을 함께 관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이런 다자 거버넌스는 지역협력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일연은 삼국유사 ‘오대산 월정사의 다섯 성중’ 편 끝 부분에서 지관의 말을 인용해 “국내의 명산 가운데 오대산이 가장 좋다”라고 적었다. 오대산은 포근하고 따듯하며 후덕한 산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명산 오대산의 자연환경을 잘 보호해 코로나19로 유례없는 고충을 겪고있는 국민 여러분에게 힘을 드리고 여가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새해에도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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