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 자리에 누워 있는 매미

땅 속 깊이 잠들어 있는 매미.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눈 흐린 형광등과 고성을 지르는 TV속 정치인들의 정쟁과

볼모로 누워 있는 국민이라는 풀잎 같은 이름들과

무심하게 돌아가는 둔탁한 분침과 초침의 숨소리와

바가지 없는 바가지를 긁어대는 내외라는 이름들과

코로나 19라는 괴상한 짐승과

우후죽순 밀려나는 실업자 청년들과

골목마다 숨 멈춘 창문틀의 돌쩌귀와

아- 아- 꽉 막힌 세상, 꽉 막힌 땅 속 매미 껍질들,

나의 껍질은 어느 나무에 붙어서 울어야 하나?

날개 잃은 겨울 매미 어디로 날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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