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석 춘천시의회 캠프페이지 부실정화 진상규명 및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 김은석 춘천시의회 캠프페이지 부실정화 진상규명 및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2020년 여름, 깨끗하게 정화되었다고 믿고 대규모 축제의 장소와 채소와 과일체험농장도 운영하며 시민공원의 꿈을 구체화했던 캠프페이지에서 문화재조사 중 심각한 유류오염이 발견됐다. 시민들의 불안감과 분노가 높았다. 춘천시의회에서도 비상한 대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본회의 의결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년 6개월 동안 활동했다.

구 캠프페이지는 한국전쟁 이후 1958년부터 미군이 주둔했고 2007년 5월 기지반환이 완료될 때까지 약 49년간 사용되다가 국방부와 춘천시 간의 매매계약에 의해 2012년 6월 29일부터 춘천시가 관리하게 됐다. 기지반환에 앞서 최초오염조사는 2005년에 실시했으며 이때 총 105일에 거쳐 총 3단계 오염조사가 이루어졌는데 50여년간의 사용기간, 60여만㎡의 넓은 면적을 고려한다면 짧은 조사였고,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를 근거로 2008년 8월부터 10월까지 2차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또한 당초 조사범위에 한정돼 있었으므로 조사범위 확대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불충분한 조사를 바탕으로 정화범위와 방식을 결정했기 때문에 완전한 정화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을 것이다.

문제는 당시에도 불충분하고 불투명한 조사와 정화에 대하여 춘천시의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비판이 있었고, 춘천시도 자체검증예산을 의회의결을 통해 수립해놓고도 결국 집행을 포기하고 예산을 불용처리했다. 이유는 국가기관이 수행한 조사 및 정화에 대하여 지자체가 다시 검증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결국 기지반환 10년 후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선 시민복합공원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고, 부지활용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의회특위는 부실정화의 원인규명과 완전한 재정화를 통해 캠프페이지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활동을 집중했다. 우선 춘천시와 허영 국회의원, 시민범대위와의 공조체제를 견고히 하면서 미온적인 국방부를 상대로 민간검증단을 구성하도록 요구하였다. 그 결과 각 당사자조직들이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검증단을 통하여 재조사과정을 검증하도록 하여 과거기준보다 약 7배 강화된 촘촘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상당한 오염을 찾아냈다. 또한 재정화방식도 과거 오염토 정화 후 다시 되메우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새로운 토양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보다 근본적인 방식을 채택하였다. 또한 당시 춘천시의 재검증예산 불용처리 과정 등 행정의 문제점에 대하여도 심도있게 조사하였다.

그러나 향후 부지활용에 있어서도 완전히 정화되었다는 맹신은 금물이며, 정기적으로 토양 및 지하수의 치유과정을 모니터링할 것과 기존 오염층과 최대한 구분될 수 있는 성토, 정화에 도움이 되는 나무 및 식물식재를 권고하였다. 이와 같은 적지 않은 성과는 허영국회의원과 춘천시, 시민범대위가 앞장서지 않았다면 이루어낼 수 없는 성과였다. 특위는 일련의 과정에서 투명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미군부대 반환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데 춘천 캠프페이지 부실정화에 대한 대응과정은 주목받고 있는 사례가 되고 있다.

특위는 활동시한 종료로 해산하지만 향후절차들은 의회차원의 대응이 계속될 것이다. 국방부는 재조사·재정화 비용일체 부담을 약속하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위가 제시한 향후 과제에 대하여도 끝까지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춘천시 행정도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시민의 건강권과 안전권이 우선인 사안에 대하여는 국가기관이 수행한 사업이라고 할지라도 시민의 입장에서 철저한 재검증을 주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캠프페이지는 천년의 역사를 땅속 깊숙이 품고 있는 춘천의 상징이다. 아픔과 상처의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향한 꿈이 시작되는 땅이기도 하다. 또한 시민복합공원 조성과 함께 우리는 도심 안에 시민의 휴식과 소통의 광장을 갖게 된다. 더디고 답답하지만 더욱 꼼꼼하게 시민의 안전을 위한 캠프페이지 기반환경조성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이다.

 

 

*본 칼럼은 고 김은석 의원이 별세 전인 지난 해 말 본지에 보내 온 글입니다. 뜨거웠던 의정활동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기고를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 김은석 의원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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