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은 머리칼

불쏘시개

상한 날개

추락은 부드럽고 완만하면 좋겠다



겨우 산다



그것이 불쑥 나를 찾아오고부터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벗어날 수 없다

단단한 손아귀로 삶을 사정없이 뒤흔든다

내가 죽으면 그것도 죽는다

그것이 살려면 나를 살려야 한다



당신과 나

함께 소원을 빈다



나는 슬픈 노래가 싫다고 빌고

당신은 무엇을 소원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입 밖으로 내면 이루어지지 않아



겨우 살아 겨울을 난 내가

당신의 소원으로 아직 여기 있다



달빛에 엉긴 부스스한 그것

미처 닿지 못한 기도들

또 한 번의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