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은 머리칼
불쏘시개
상한 날개
추락은 부드럽고 완만하면 좋겠다
겨우 산다
그것이 불쑥 나를 찾아오고부터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벗어날 수 없다
단단한 손아귀로 삶을 사정없이 뒤흔든다
내가 죽으면 그것도 죽는다
그것이 살려면 나를 살려야 한다
당신과 나
함께 소원을 빈다
나는 슬픈 노래가 싫다고 빌고
당신은 무엇을 소원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입 밖으로 내면 이루어지지 않아
겨우 살아 겨울을 난 내가
당신의 소원으로 아직 여기 있다
달빛에 엉긴 부스스한 그것
미처 닿지 못한 기도들
또 한 번의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