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미국, 2011) 스틸컷
킹메이커(미국, 2011) 스틸컷

설 명절이 다시 돌아왔지만 올해도 대가족 모임은 여의치 않다. 닷새간의 빨간 날, 갈 곳 잃은 이들을 위해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연휴 기간 극장을 꽉 채운다. 먼저 ‘해적: 도깨비 깃발(김정훈 감독)’과 영화 ‘킹메이커(변성현 감독)’가 연휴 기간 관객들을 기다린다. 한 편은 육해공을 가르는 시원한 액션과 CG가 돋보이는 어드벤처 오락 장르, 한 편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선거과정을 그린 정계 배경의 영화여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지난 26일 나란히 개봉한 두 작품은 마블스튜디오의 지난 연말부터 이달까지 극장가를 점령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존 왓츠 감독)’의 장기 흥행을 밀어내고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지 주목된다.

영화 한두편 정도 보기에는 이번 연휴가 꽤 길다. 극장에서 돌아와 영화의 여운을 여유롭게 더 즐기고 싶다면 기존 개봉영화와 오리지널 드라마 등이 모여있는 OTT 플랫폼을 열면 된다. 설연휴 기대작에 이어 집 안 모니터로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는 짝꿍 작품을 강원도민일보 문화팀이 함께 제안한다.

대선 앞 시의적절 정치 드라마 [킹메이커(2022)×킹메이커(미국, 2011)×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 킹메이커(한국· 2022). 실화 바탕 치열한 대선 전쟁 한판

킹메이커(2022) 스틸컷
킹메이커(2022) 스틸컷

정치인과 선거전략가가 벌이는 치열한 선거전쟁을 그렸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시대극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실화를 모티브로 해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약 2년간 개봉 시기를 저울질해 오다 이번 설을 앞두고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 설경구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뛰어드는 정치인, 이선균이 그의 숨겨진 오른팔과 같은 전략가 역할을 맡았다.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등이 함께 한다. 선거 캠프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진심, 신념을 짐작해보게 한다. 정치인들이 늘 말하는 ‘대의’란 무엇인지, 대한민국에서 그것을 이루는 방식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 킹메이커(미국· 2011). 정치 권력·도덕성 사이 줄다리기

킹메이커(미국, 2011) 스틸컷
킹메이커(미국, 2011) 스틸컷

배우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장편 영화로 조지 클루니 본인이 유력한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 역할로도 활약했다. 그의 선거 캠프 홍보관, 모리스 캠프의 킹메이커 ‘스티븐’ 역은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다. 마이크 모리스는 완벽한 후보라는 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정치인이다. 하지만 최종 후보 선출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도중 스티븐이 후보의 부적절한 문제를 눈치채게 되고, 상대 후보캠프의 속삭임, 정치부 기자의 압박 등 사이에서 고뇌한다. 그 과정을 통해 정치 권력과 도덕성 사이의 아슬한 줄다리기는 어느 나라 정치판이나 비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6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이 작품은 왓챠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 포스터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 포스터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최근 정치권 풍경 코미디로 풀어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wavve)의 오리지널 12부작 웹드라마다.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셀럽 반열에 오른 인사가 갑작스럽게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코미디적 요소가 곁들여져 ‘킹메이커’와 다소 결은 다르지만 가장 최근의 정치권 풍경을 사실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킹메이커’가 90년대 정치권을 그린다면, 이 드라마는 2020년대 우리나라 고위공직자 임명 과정과 정치권 풍경을 묘사한다. 문화체육계 범죄전담수사처 등의 설정이 현실을 ‘웃프게’ 반영한다. 배우 김성령이 의도치 않게 대선에 출마한 잠룡 후보군으로 떠오른 장관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백현진, 이학주, 배해선 등이 열연으로 뒷받침 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2003) 스틸컷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2003) 스틸컷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해적:도깨비 깃발×해적:바다로 간 산적] 동서양 해적의 매력 비교

■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20년간 명성 이은 서양 해적 명작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2003) 스틸컷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2003) 스틸컷

서양 해적은 단연 ‘잭 스패로’다. 2003년 이 영화의 첫 시리즈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가 나온지 벌써 20년째가 됐다. 이어 ‘〃: 망자의 함(2006)’, ‘〃: 세상의 끝에서(2007)’까지 3개 시리즈를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맡아 조니 뎁과 올랜도 블룸, 키이나 나이틀리의 3톱이 빛났다. 이어 롭먀살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받아 만든 ‘〃: 낯선 조류(2011)’에서는 페넬로페 크루즈가, 요아킴 뢰닝·에스판 잔드베르크 감독이 연출한 ‘〃: 죽은 자는 말이 없다(2017)’는 하비에르 바르뎀 등이 합류해 시리즈를 다채롭게 했다. 이미 전 시리즈를 섭렵했다면 이번 정주행에서는 잭 스패로와 함께 전편에서 열연한 악당 캡틴 바르보사(제프리 러쉬 분)의 서사를 따라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5편의 시리즈 중 짧은 작품은 129분, 긴 작품은 168분에 달하니 극장에서 ‘해적: 도깨비 깃발’을 보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이으면 연휴 중 하루이틀은 순삭(순간삭제).

■ 해적: 도깨비 깃발. 항해·모험으로 코로나19 갈증 해소

해적: 도깨비 깃발(2022) 스틸컷
해적: 도깨비 깃발(2022) 스틸컷

8년만에 이어지는 해적 시리즈가 이번 설 연휴를 노린다. 강하늘, 한효주, 권상우, 이광수, 세훈, 채수빈, 김성호, 박지환 등의 팀원들이 새로 승선했다. 강하늘이 의적단 두목 ‘무치’, 한효주가 해적선의 주인 ‘해랑’, 권상우가 악역인 ‘부흥수’ 역을 맡았다. 한 배를 탄 이들의 바람 잘 날 없는 항해와 사라진 왕실의 보물을 찾기 위한 모험을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보여준다. 해적과 의적, 역적들이 육지와 바다, 공중을 누비며 코로나19 시대 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신스틸러 맛깔 연기로 ‘흥’ 잇는다

해적: 바다로간 산적(2014) 스틸컷
해적: 바다로간 산적(2014) 스틸컷

육해공 액션을 더 이어 보고 싶다면 2014년 개봉했던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석훈 감독)’을 찾으면 된다. 당시 누적 관객 수 866만명을 기록한 작품으로 김남길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유해진, 오달수, 이경영, 박철민, 김원해, 조달환, 안내상 등 국내 최고 수준 신스틸러 배우들이 대거 모여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고래가 삼킨 조선의 국새를 찾아 떠나는 모험인데, 이 작품에서 유해진이 고래를 묘사하며 구사한 연기는 이후 화제가 됐고, 대종상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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