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용 케이블카 영업이 시작된 것은 1962년 서울 남산으로 당시엔 전경 감상보다 기계장치가 주는 현대 과학기술의 상징으로써 탑승 열망이 컸다. 속초 설악산케이블카는 온양온천과 함께 신혼여행 양대 관광지로 구가하던 시절인 1971년 전국 세번째로 설치됐다. 80년대는 내장산과 팔공산, 90년대 대둔산과 울릉도에 케이블카가 개통했다. 지방자치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가장 먼저 도입해야 할 관광시설 목표에 올랐다.

이전까지 산악 중심이었다면 2008년 경남 통영케이블카가 새로운 신화를 쓰면서 바다경관을 감상하는 해상케이블카시대를 열었다. 해안 경관은 산악보다 더 다채롭게 오밀조밀하면서 수려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고 짜릿함도 더해 전남 여수해상케이블카와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가 통영의 성공신화를 이어갔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케이블카 관광은 60년을 맞아 전국 20곳에 육박하면서 설치만 되면 자동으로 인파를 끌어모으던 호시절은 종말을 고했다.

제주도는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공식적으로 폐기한 첫번째 자치단체이다. 1994년부터 10년 동안 행정당국과 상공업자들이 끈질기게 추진해왔으나 2005년 제주도지사에 의해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한라산 일원이 생물권보전지역 및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인공물 설치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도 있으나 그 무렵부터 수백만명이 더 몰려오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수단으로써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설악산 제2의 오색케이블카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설치 여부에만 쟁점이 되면 정말 중요한 사안을 놓칠 수 있다. 공공재인 자연을 이용한 케이블카 산업의 이익을 더 공공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종래와 같이 시설 투자 민간기업의 독점 이익으로 돌아가선 안된다. 호주에서는 케이블카 탑승객이 중간역에 내려 해설사와 함께 고지대 열대우림을 탐방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및 마을 인구 유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등산 위주 관광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부가 케이블카 산업이 되려면 산악관광 신조류, 일자리 창출 방안, 지속가능한 설악산까지 세밀한 전략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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