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의 겨울축제로 불리는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첫번째 대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총 23회 개최된 동계올림픽은 눈과 얼음을 활용하다 보니 아프리카나 중남미, 중동 국가에서는 개최하기 힘들어 대부분 유럽과 북미 국가 차지였다. 또 하계올림픽보다 경기장 보수나 유지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선진국이나 선진국에 가까운 나라들이 개최했다.

하계올림픽이 주로 대도시나 수도에서 개최된 것과 대조적으로 동계올림픽은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도시에서 대부분 열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972년 삿포로와 1998년 나가노에서 개최했고 우리나라가 두번째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올림픽 개최 7년 전 IOC 총회에서 결정하는데 2010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우리나라는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역전패 했고, 2007년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는 물량공세를 벌인 푸틴에 밀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러시아 소치에 내줬다.

3수에 도전한 평창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총 95표 중 63표로 얻어 1차에서 과반의 기염을 토하면서 마침내 2018년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전쟁 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때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계기를 만들어 ‘평화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함께하는 미래’를 대회 슬로건으로 내건 2022베이징올림픽이 오늘(4일)부터 열리지만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가들이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문제 삼아 개막식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하면서 정부가 기대했던 남·북·미·중의 정상급 ‘평화 이벤트’는 불가능해졌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의 물꼬를 튼 것처럼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던 ‘어게인 평창’이 무산된 것이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