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속초시의원
▲ 강정호 속초시의원

‘지방자치제는 민주주의 최고의 학교이며, 민주주의 성공에 대한 최고의 보장책이다’ 영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브라이스가 한 말이다.

국가 중심의 국정 운영이 아닌 국민 중심의 풀뿌리 민주주의! 즉 시민을 최우선에 두고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 그곳에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 시민분과 열띤 토론이 있었다.

토론은 지난해 5월 감사원에 접수한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에 대해 담당 감사관과 통화한 결과 “확인할 부분이 더 있어 아직 감사가 진행 중이므로 감사 결과는 당초 계획보다 조금 더 늦어질 것 같다”는 답변을 시민들께 알리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시민분의 주장은 “감사 결과가 늦어진다는 것 외에 내용도 없는데 굳이 이 사실을 시민들에게 다시 상기하냐”며 “감사결과 문제가 없으면 문제 제기한 강정호 의원은 차기 선거에서 불출마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이 있냐는 것”이었다.

시민분의 지적도 다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리 면책특권 제도가 없다. 불출마와 사퇴는 정치적 책임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의혹 제기라는 것이 상당히 민감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허위사실 유포나 손해배상 등은 이미 다른 법률에 의해 처벌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인 만큼 다 감수하고 의혹제기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지방의회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자기지배의 원칙, 자기통제의 원칙에 의해 주민의 대표로서 행정의 집행을 통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지방의회가 자신의 결정사항이나 그 집행업무가 집행기관에 의해 성실히 수행되고 있는지, 합법적으로 집행되는지를 감시·감독·비판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므로 집행기관에 대한 통제기관의 지위를 가진다. 지방행정사무에 대한 감사와 조사권은 물론 집행부에 상시 서류제출 요구 등이 이 지위에서 발생한다.

지방자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간의 균형유지다. 그 균형유지는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때 되는 것이다.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에 대해 대부분 시민이 반대를 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정당과 공천권자의 눈치를 보게 되면 지방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할 것이고, 시민들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지방의원이 정당과 공천권자를 위해 일하는 부작용 때문일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정당이 같은 지방의회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선거제도 하에서 자칫 잘못하게 되면 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시민들을 대신해 문제를 지적하고 제동을 걸어야 하는 지방의회 기능은 점점 약화되며 그로 인한 피해는 그대로 시민들이 본다는 것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 비판하는 역할을 가졌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고 같은 정당의 지방의원이라 할지라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단체장도, 지방의원도 시민들의 선택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선거라는 공개채용을 통해 4년간 열심히 시민들을 위해 일하고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계약직이다. 자랑스러운 속초시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책무를 시민들께서 부여해 주셨고 한시라도 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그리 복잡하진 않은 것 같다. 선거 운동할 때 머리를 조아리며 시민을 섬기겠다는 그 마음!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는 지적 어쩌면 그게 다일 수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실패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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