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태인생 김재식

황태와 함께 45년을 살아 온 김재식(63·다리골 황태덕장 대표·사진)씨. 그는 365일 황태덕장과 보관 창고를 오가며 머나 먼 오호츠크해로부터 온 명태를 덕에 널고, 걷고, 저온시설에 보관과 손질을 하면서 명품 황태가 되기를 위한 손놀림을 하루도 쉴틈없이 일하고 있다. 바람이 부는 추운 날에도 입가에 웃음기를 띠면서 명태를 만지고 있는 모습에서 황금빛 황태가 반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 싶다.

-황태덕장 운영은

“부친의 고향은 홍천 내촌이다. 사실, 제가 돌쯤에 부친께서 화전을 일궈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용대리로 이사왔다고 한다. 그리고, 저는 10대 후반부터 덕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때만해도 엄동설한에 실개천에서 직접 명태의 배를 갈라 덕에 거는 등 정말 고생이 많았다. 지금은 그나마 명태를 손질해 오는 바람에 힘이 덜 들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어떻게 일했을까’하는 마음이 든다. 지금의 덕장을 연 것은 지난 1992년쯤이다.”

-황태덕장 규모는

“3000여평 규모에 60여만 마리 정도 덕에 걸고 있다. 용대리에서는 제일 많이 거는 것 같다. 용대리 일대에는 예전 한때는 5000만 마리에 가까운 명태가 덕에 걸렸다고 한다. 현재 크고작은 덕장 20여곳과 일반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명태를 말리는 것 등을 포함해 어림잡아 2500~3000만마리의 명태가 덕에 걸리는 것 같다. ”

-올겨울에 황태만들기 조건은

“올겨울에는 한파와 칼바람이 고맙기만 하다. 최고 품질의 명품 황태가 기대되고 있다. 지금처럼 날씨가 잘 받쳐주면 대풍이 기대된다. 황태는 눈, 바람, 추위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황태 맛은 하늘에서 내린다’고 하는데 지금은 좋은 기운을 받고 있다.”

-황태덕장 운영 어려움은

“러시아산 명태값 상승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황태제품 크기 수급이 어려울때가 있다. 또,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매출이 한때 30%선까지 떨어졌다가 국도 44·46호선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늘면서 60%선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중 코로나19로 50%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국도 44·46호선을 이용 방문객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덕장은 나에게 천직이다. 아들과 사위가 덕장과 식당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덕장을 지키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가업으로 이어갔으면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덕장과 함께 했으면 한다. 덕장은 삶의 여정을 함께 한 동시에 가족의 생계를 이어준 고마운 존재이다. 봄에 황금빛 황태가 탄생할 때는 마치 자식을 얻은 것처럼 기쁨이 넘친다.” 진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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