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산부인과 교수
▲ 강지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산부인과 교수

난임이란, 피임이 없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36세 이상 여성은 6개월 내에, 35세 이하의 경우에는 1년 내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부부 6~7쌍 중 1쌍은 난임이며, 한 해에 보조생식술을 통해 태어나는 아기는 2만 명이 넘는다. 더 이상 난임은 아주 드문 일이 아니다.

난임의 원인은 사정 장애나 정자 수나 운동성의 감소, 정액 내에 정자가 없는 무정자 등과 같은 남성 원인과 배란장애나, 난소기능저하, 난관요인, 자궁근종 등의 자궁요인 등 여성 원인이 있다.

이런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내원하게 되면 정액검사와 자궁나팔관 조영술,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게 된다. 난임 환자들 중 10~30%가량은 이런 검사들을 진행해도 정확한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 원인불명 난임에 해당되는데, 의학적인 분명한 원인이 없어도 주변 환경이나 심리적인 요인, 스트레스도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난임 치료라고 하면, 흔히 시험관 시술을 가장 많이 생각하지만 실제로 산부인과에서는 환자의 경우에 따라 단계별로 진행된다. 임신을 준비한 기간이나, 그동안의 임신 시도 방법, 검사 결과 등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체외수정 시술을 받더라도 착상이 잘 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유산이 되는 경우에는 반복착상실패, 반복유산에 대한 검사들과 미세보조부화술 등을 추가로 진행해 임신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

또한 임신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조절, 충분한 수면시간 그리고 최근에는 지중해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 과일과 채소, 통곡류를 주식으로 견과류와 콩 씨앗류 그리고 생선, 해산물 등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트랜스지방과 인스턴트 식품은 지양하는 편이 좋다.

난임 치료를 위한 지원정책들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난임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됐고 이후 2019년에는 체외수정 12회, 인공수정 5회로 건강보험 적용 횟수가 확대됐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난임클리닉도 1988년 도내 첫 체외수정 시술을 시작한 이후 누적 5000건 이상, 연간 평균 200건 이상의 보조생식술에 해당하는 다양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결혼 연령 자체가 높아지고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임신과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졌다. 임신 시기를 미루다 보면 오히려 원하는 때에 임신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평균 출산 연령이 33세를 넘는 OECD 국가 중 가장 아이를 늦게 낳는 나라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진료를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난임검사를 받고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계획이 있는 부부가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자세한 상담과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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