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자리 지키며 공백 메우는 ‘남아있는 이들’
출마자 응원 못지 않은 응원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부장
정태욱 원주본사 취재부장

오는 6월 1일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시선이 대선에 쏠려 있지만 이미 전국 수많은 현역 광역·기초의원들이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선거 당일까지 이들의 전면적 선거 활동으로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가 의원 ‘공백’ 속 최소 3개월간 사실상 멈춰서게 된다. 특히 원주의 경우 ‘공백’ 규모가 더욱 크다. 시장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1월 말 조기 퇴임하면서 2월부터 5월 말까지 원주시정의 시장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응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코로나 확산세가 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본부장(시장) ‘공백’ 속에 지역 방역체계를 끌어가야 할 상황이다. 원주문화재단도 지난 1월 대표이사의 자진 사임으로 현재 대표 ‘공백’ 상태다. 이사장(시장)도 없다.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은 차기 시정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재단의 이사장, 대표이사 ‘공백’은 최소 4개월가량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현역 광역·기초의원은 반곡관설동(혁신도시), 무실동, 지정면(기업도시) 등 원주 신도심들의 급성장에 따른 선거구 조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탓에 지역구 선택을 위한 눈치싸움까지 겹쳐 한층 더 치열해진 경쟁으로 의정에 눈길조차 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오는 6·1 지방선거로 파급되는 시정, 의정, 문화 등 지역 곳곳의 ‘공백’으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번 ‘공백’, 즉 ‘빈 자리’는 시간이 지나면 당연 다시 채워진다. 이 같은 이유로 큰 걱정은 하지 말라는 여유로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 빈 자리의 의무와 책임을 내버려 두기에는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너무 크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 ‘빈자리’,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남아있는 이들’의 책무가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원주시정과 코로나19 대책본부는 부시장, 원주문화재단은 시청 경제문화국장이 대표 대행 체제로 직원들과 합심해 뛰고 있다. 의정은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열심히 뛰어도 빛이 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남아있는 이들은 소리 없이 구슬땀을 흘리며 뛰고 있다. 지역 리더들을 선출하는 축제를 온전히 즐길 새도 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공백 메우기에 여념이 없는 ‘남아있는 이들’에게 이번 선거 후보자들을 향한 지지에 못지않는 응원을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채움의 기약이 있는 이번 ‘공백의 시간’이 현명히 지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모두에게 ‘응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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