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더믹의 장기화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자리를 지켜오던 노포도 작금의 시간을 뛰어넘기 힘든 모양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자 지역 노포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홍천 전통시장에 위치한 희망쌀상회는 1982년도에 가게를 열고 40년동안 자리를 지키며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녹이 슨 판수동 저울, 낡아서 깨진 채들은 오래된 물건들이지만 신종명(65), 이연화(64)씨에게는 가게의 역사를 보여주는 보물과도 같습니다. 짐자전거에 쌀을 두가마, 세가마 싣고 마을 멀리까지 배달하던 때, 옆집에서 따뜻한 밥 한그릇 얻어 먹으면 그릇에 담긴 밥보다 위에 수북히 쌓인 밥이 그 시절의 정이었습니다. 희망쌀상회의 안주인 이연화씨는 “큰 아이를 등에 업고 작은아이를 뱃속에 품고 장사 할 때에는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들이 돌아가며 아이들을 봐주기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1980년대 무렵에는 전국에 약 3만 곳 이상의 쌀상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시장에 상회가 빼곡하게 들어찼던 시절도 있었지만 홍천 전통시장에 쌀상회는 이제 한 곳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두 부부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절이지만 잘 큰 자식들을 보면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100년은 더 거뜬히 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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