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역에는 기차가 오지 않는다

간이역 역사의 나그네는

뱅쇼 한 잔으로 추억을 따끈하게 홀짝이며

잔기침을 쿨럭이기도 한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처럼

안목에 눈이 오면

등에 짊어진 바다를 푸르게 풀어놓고

봄을 부르는 사나이가

간이역을 지나치는 여인을 바라보기도

장난감처럼 작은 자동차를 바라보기도 하며

지붕 위에 쌓이는 눈송이를 바라본다

꿈꾸듯 고향의 봄을 생각한다

음력 정초가 지나면

산간 마을보다 바닷가로 많은 눈이 내린다는데

바다에 내리는 눈은 눈 녹듯 녹아 흔적이 없다

눈물에 젖은 파도는 더욱 촉촉하게 봄을 일으키고 있다



카페 안목 역을 등진 바다의 파도를 감지하며

나그네들은 미나리아재비 빛 푸른 봄 바다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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